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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Chile

[Day 159-160] 진짜 Patagonia! 대망의 Torres del Paine W trekking 1일차!

또레스 델 파이네의 거점도시 Puerto Natales(뿌에르또 나탈레스)로 이동하는 날.


뿌에르또 나탈레스까지는 보통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버스,

가장 인기있는 3박 4일간 바다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며 내려가는 나비막,

그리고 비행기 이렇게 세 가지 정도 방법이 있는데

 

날씨가 안 좋으면 고래도 못 보고 빙하도 못 보고 출렁거린다는 나비막은 처음부터 제꼈고

버스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저가항공을 택했다.

비행기로 2-3시간 정도 걸렸나 가물가물.

(근데 여기를 자전거로 여행하시는 대단한 분들도 만났다! 나도 해보고 싶어!)

 

암튼 노트북이 망가지고 인터넷 결제에 정말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찌어찌 산 마르틴에서 컴퓨터를 빌려 탈 수 있게 된 칠레 저가항공 skyline.


 


 



 


 

아침도 주네! 유후!

 


 



 


 

창밖으로 파타고니아가 보이기 시작하자 심장이 쿵쾅쿵쾅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이렇게 아름답구나.

창가쪽 자리가 아니었는데 창가에 앉은 아주머니께 민폐를 끼쳐가며 사진을 찍어댔다ㅋㅋ

 


 




 


 


뿌에르또 나탈레스는 작은 도시라 비행기는 주로 뿐따 아레나스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첨에 항공권 알아볼 땐 뿌에르또 나탈레스까지 가는 저렴이 표를 찾았었는데 결제가 안 돼서 시간을 보내다 값이 올라버려서ㅠ 

우린 뿐따 아레나스로 가서 다시 버스 타고 3시간 이동. 오랫동안 상상해온 파타고니아 풍경도 감상하고 나름 좋았음:)


버스는 공항에서 바로 타면 되는데 금요일 오후라 사람이 많을거라며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 주인이 버스를 예약해줬다. 

실제로 만석이었음. 간혹 다른 여행기를 읽어보면 시내까지 나가서 다시 버스를 타는 분들이 있던데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시간도 돈도 버리는 일이니 무조건 공항에서 타라고들 한다.

만석이라고 해도 조금 불쌍하게 얘기하면 태워주는 것 같다. 여긴 남미니까요^^


암튼 친절한 주인이 있는 호스텔은 Tin House라고 방이 3개 뿐인 작은 집인데 

여행하면서 가본 어떤 호스텔, 호텔보다 편안한 매트리스아 있었던 곳ㅋㅋ

보통의 뿌에르또 나탈레스 호스텔들과 달리 여긴 규모가 작아 장비대여 등은 없었지만 소개해준 대여점에 가면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오후 늦게 도착했지만 친절한 설명 덕분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필요한건 산장 예약, 장비대여, 버스 예약, 장보기 정도)

특히나 트렉킹 당일 아침엔 정성스럽게 차려진 아침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감동받았던 기억. 추천!







 


 

드디어 또레스 델 파이네로!


뿌에르또 나탈레스에서 또레스 델 파이네는 엄청 가까운 줄 알았는데 버스로 1시간 30분 거리.

얘넨 무슨 서울에서 원주 거리가 거점도시야ㅋㅋ


암튼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버스가 있는데 우린 오전 7시 버스를 타고 출발! 전날 버스회사가 모인 거리에 가서 가격을 비교해보고 예약해뒀당.

날씨가 좋아 멀리서부터 그 유명한 또레스 삼봉이 빼꼼히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우왕 감이 좋다 히히.

 


 





 



버스는 입구에서 잠깐 내려주고 입장료를 내고 산에서 트렉킹 중 주의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비디오를 보도록 한다.

2-3년 전 이스라엘 사람이(아...이스라엘...) 볼 일 보고 휴지 흔적을 없애려 태우다가 이 아름다운 산의 엄청난 부분을 태워먹은 적이 있다;


비디오 시청 후엔 자신의 트렉킹 계획에 따라 동쪽으로, 서쪽가는 배 선착장으로 다시 버스를 나눠 탔다.

우리의 일정은 동에서 서.


사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코스는 서에서 동이다. 그게 오르막이 적고 맞바람이 적어 수월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날씬데, 일기예보를 보니 첫날은 약간 흐림, 둘째 셋째날은 쨍쨍!, 마지막날은 흐리고 약간의 비가 올 수 있다고 했고

비가 올 것 같은 날엔 또레스보다 그레이 빙하 쪽을 보는게 나을거라는 호스텔 아저씨의 말에 따라 동에서 서로 움직이기로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계획은 아주 완벽했으니! 

고산에서 신나게 트렉킹을 하다 온 우리에게 또레스 오르막 쯤이야 그닥 어렵지도 않았고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그 유명한 파타고니아의 바람은 거의 구경조차 할 수 없었고 

첫날은 예상보다 날씨가 좋아 선명한 또레스를 만났고 마지막날은 진짜 빗방울이 약간 떨어졌다.






 


 


날씨 좀 보시라!

참고로 우리의 3박 4일 W 트렉킹은 2013년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3월 중순이면 성수기 끝물이라 많이 추울까 걱정을 좀 했는데 파타고니아는 우릴 정말 따스하게 맞아주었다:)

우리가 오기 일주일 전쯤에는 날씨가 안 좋아서 일주일씩 기다렸다가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다는데

우리 오기 2-3일전 쯤부터 우리 트렉킹이 끝날 시점까지는 어찌나 맑고 바람도 잠잠했는지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들 기쁘게 완벽한 트렉킹을 마친 각자의 경험을 나누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



 


 

 


 



첫날 또레스로 향하는 루트 초반이 다른 곳보다 조금 경사가 있는 편이다.

 


 




 


 


오늘 우리는 중간쯤 칠레노 산장에 짐을 풀고 다시 또레스 삼봉이 있는 미라도르까지 다녀오기!

알파벳 W의 제일 오른쪽 한 획 정도 되겠다ㅋㅋ



 


 



 


 

참고로 또레스의 있는 산장들은 크게 두 개의 회사로 나눠져 따로 예약할 수 있는데 처음 2박은 fantastico sur에서 칠레노와 꾸에르노스를 예약했고 

마지막날 그레이 산장은 워낙 규모가 크다고 해 예약 없이 갔다.

3월 중순 이후 갈 경우 벌써부터 문을 닫는 산장이 있으니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칠레노가 특히 일찍 닫음.


보시다시피 산장 가격이 정말 만만치 않다-_-

그래서 거의 모든 배낭족들은 캠핑을 선택하는데 텐트에 침낭에 식기나 음식 등 캠핑도구를 다 짊어지고 걷자니 잉카트레일의 기억부터 떠올랐다;

더군다가 날씨가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데 추위에 너무 약한 나ㅠ

결국 우린 산장에서 침낭포함 베드를 예약하고 음식은 직접 해먹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날씨가 넘 따뜻해서 쪼끔 후회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트렉킹 하면서 호사스럽게 핫샤워도 매일 하고 매일 꿀잠자고 진짜 상쾌하게 걸었던 것 같다.


 


 



 


 


텐트도 없고 침낭도 없으면 짐이 무지 가벼울 것 같지만 사실 별로 그렇지도 않았다ㅋㅋ

3박 4일 내내 어찌나 음식을 잘 해먹었는지ㅋㅋ 온갖 채소에 과일에 헉헉. 고마워 남표니!

 


 




 


 


휴 오르막을 올라오니 멀리 확 트인 시야. 뭔가 파타고니아스러운 컬러감ㅋㅋ

 


 




 


 


 


 




 


 



 


 


 


 


산장에 거의 다 왔나보다!

 


 


 


 


산장에 짐 풀고 가볍게 점심을 먹고 다시 시작!

 


 


 


 


이제는 숲 속으로 들어가나보당.

 


 



 


 




 


 



 


 



 


 



 


 




 


 


 


 



 


 


 


 





 


 

이쯤에서 갈림길이 하나로 나오고 또레스에서 가장 가까운 캠핑장이 하나 있다.

보통은 또레스에서 일출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숙박을 하고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또레스에 간다고 한다.

날씨가 좋으면 새빨갛게 타오르는 또레스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아까 그 나무들은 어디 갔는지 돌과 모래가 뒤섞인 이 오르막을 걷다보면 


 


 



 


 



짜잔, 또레스를 소개합니당!:)

 


 



 


 



 


 



사실 직접 오기 전에 W 트렉킹을 상상할 때는 매일 걸으면서 보게 될 또레스 델 파이네의 전체적인 풍경이 궁금했지

사실 이 또레스 삼봉은 그냥 돌인데 뭐 그렇게 유명할거 있나- 싶었는데

직접 보니 여기서 풍겨져 나오는 포스가 완전 기대 이상이다! 진짜 멋있어!


 


 

 


 


눈에 담고 또 담고 찍고 또 찍고 신나게 놀다보니

 


 



 


 

구름도 서서히 걷히고 또레스가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우왕!


 


 



 


 


 


 




 


 



 


 


 


 



 


 




 


 




 


 



 


 


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매력에 흠뻑 빠져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오빠가 해 지기 전에 밥 하러 가야한다고 해서 

힘겹게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너무 거대하고 장엄해서 감도 오지 않는 산을 옆에 두고 내려가는 길

 


 




 


 


 


 




 


 


 


 





 


 

이 곳 트렉킹의 묘미는 산에서 졸졸 혹은 콸콸콸 쏟아지는 맑은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점!

사먹는 물보다 훠얼씬 맛이 좋다! 캬 사랑한다 파타고니아 ;3

 


 



 


 



산 속에 있던 칠레노 산장.


밥 해먹으면서 바라보던 풍경도 짱이었는데 사진이 없네. 첫날 메뉴는 카레였나. 기록해놔야지 어떻게 들고 간 재료들인데ㅋㅋ

나무난로 옆에 앉아 자전거 타고 오신 일본인 아저씨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참 좋았는데:)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정말 간만에 꿀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