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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Indonesia

[Day 441-448] 먹고, 여행하고, 사랑하라. 발리 우붓(Ubud)


발리가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 바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에 나왔던 그 아름다운 마을이 바로 우붓(Ubud)이다.


나도 영화 속에서 봤던 그런 줄리아 로버츠의 집, 

완전 자연 속 방갈로 같은 곳인데 집 밖으로 나오면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이어지고 

자전거 타고 막 달릴 수 있는 그런 한가로운 마을을 기대하고 우붓에 가자고 했다.


역시나 내가 상상한 자연 속 평화로운 방갈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 우리 예산으론 꿈도 꿀 수 없었지만

그래도 여긴 인도네시아. 조금 양보해 20달러 선에서는 꽤나 훌륭한 방을 찾을 수 있었다.







우붓시내와 그리 멀지 않으면서 이렇게 작은 정원이 보이는 방!







사실 보이는 것에 비해 청결도나 시설관리는 많이 떨어졌고 샤워할 때 머리 감고 몸에 비누칠 할 때쯤이면 찬물이 나오긴 했지만ㅠ

우리 신세에 이정도면 최고급 호텔 수준이지! 하고 여기서 여행 나와 두번째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했다:)

일년 전, 에콰도르 축칠란에서 보내던 크리스마스가 엊그제 같은데!






보아하니 또 트립어드바이저를 뒤적이고 있군.

매번 어딘가에 가기로 하면 일단 가고 그 다음에 뭐가 있는지 찾아본다ㅋㅋㅋ







신기한 인도네시아 집 구조.

우리 숙소는 그냥 일반 가정에서 자기네 마당에 지은 게스트 하우스였는데 

대문 안에 가족들이 사는 방이 있는 건물과 작은 사원이나 탑 같은게 같이 있고 그 안쪽으로 또 넘어가면 우리가 자는 방이 나왔다.

꽤 그럴싸해 보이지만 비가 조금만 내리면 마당에 물이 차서 종아리까지 잠길 지경이었다.







관광객을 위한 가게 건물이 즐비한 꾸따 해변 쪽과 달리 골목골목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우붓.

일반적인 가정의 대문 모습.











해변가와 달리 사람 사는 모습이나 종교와 전통의 색채나 녹음이 우거진 푸르름이 참 좋았던 우붓인데

이렇게 한가로운 곳에 올 때면 늘 그냥 가볍게 쭐레쭐레 걸어다니기-가 하고 싶어져서 사진이 정말 없다.

느낌을 전달할 마땅한 사진이 정말 없네.







정글 같은 우붓 사원.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문양들만으로도 신기하고 재미있었지만 인도네시아와 발리의 종교적 의미들을 더 알고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이번엔 수많은 사원들 적당히 스킵하는 걸로ㅋㅋ















우리가 아는 거라고는 크리스마스 밖에 없는 12월 말이었지만 동네에서는 한창 큰 종교행사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었다.

궁금해서 숙소 주인아저씨한테 물었는데 영어가 잘 안 돼서 정확히 무슨 행사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자기도 태어나서 이렇게 큰 축제는 처음이라고 했으니 뭔가 자주 찾아오지 않는 큰 의미가 있는 기간이긴 했던 것 같다.







우리 숙소는 거주지 골목 깊숙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사원 근처에 있어서 

전통복장으로 곱게 차려 입은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하루종일 사원에 드나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밤이면 새벽까지 이어지는 공연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기도 했다. 

다 좋은데 무슨 연극을 하는데 새벽 내내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엄청 지르더라ㅠ


잘 먹고, 재미나게 여행하고, 언제나 사랑하고. 

지금 이 상태만으로도 아쉬울 게 없는 우리지만 이 때만큼은 '잘 자는 것' 그게 너무나 절실했던 마음.


아는 사람은 아는 우리의 건강모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







가족 단위로 사원을 찾아 정성스레 예를 갖추고 입장하는 모습들
















우붓시장








저렴한 기념품이 많은 우붓시장을 벗어나 중심지 거리를 이리저리 걷다보면 예쁜 공예품들이 아주 많다.

우붓은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 덕분에 예술가들이 많이 살기도 하고 나무가 유명해 목제품도 다양하다.

역시나 이번에도 짐무게나 예산이 압박스러운 우리는 나중에 집 생기면 발리에 다시 와서 인테리어용품 쇼핑을 하기로 약속만 했다ㅋㅋ







길을 걷다 비가 쏟아지면 카페에 들어가 잠시 목을 축이고







지붕 밑에 숨어있기도 하고.

(갈 곳 없이 비 피하는데 옆에서 중국아저씨들이 담배 펴서 너무 짜증났어ㅠㅠㅠㅠ)







원래는 섬 북쪽 화산지형으로 투어를 다녀올까 생각했는데 자꾸 비도 오고 귀찮기도 하고 

느긋하게 쉬면서 쿠킹클래스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동네 시장을 찾아 재료 소개부터















다양한 동남아 향신료도 하나하나 냄새 맡고 맛 보고.

인도네시아 음식을 굳이 해먹을 것 같진 않지만 중요한 향신료 몇 개만 갖춰놓으면 집에서도 대충 흉내는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젠ㅎㅎ







레시피북도 받고 본격적으로 쿠킹 실습!







사실 미리 알아본 평 좋은 쿠킹클래스 몇 군데는 크리스마스 이브라 그런지 이미 자리가 다 찼다고 해서 길에서 찾은 쿠킹클래스에서 하기로 했는데

가격이 좀 저렴한 대신에 개인에게 할당된 불이 따로 없고 한 가지 요리를 다같이 불 하나로 만드는 그런 수업이었다-_-

것도 나쁘진 않지만, 나중에 태국에서 했던 쿠킹클래스보다 훨씬 기억이 안 나긴 하는 것 같다-_-







잘 몰랐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채소를 튀겨서 먹는 요리가 많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것도 튀긴 채소, 마늘을 손으로 조물조물 부셔서 밥이랑 함께 먹는 요리.


동남아에 오니 아시아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여행하는 사람 혹은 외국에서 사는 아시아계 이민 2-3세 여성과 백인 남성 커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 가지 요리를 할 때마다 돌아가며 나와 만들어보는 형식 때문에 이렇게 남이 손으로 조물조물한 것도 나눠먹어야 함ㅋㅋ











완성된 요리들은 냠냠







동남아 여행하면서 확실히 알았는데 이 동네에서 많이 쓰는 코코넛 밀크, 이게 내 입맛에 참 안 맞는다ㅋㅋ














밤에 다시 찾은 숙소 근처 사원.

복장 규정에 따라 입구에서 주는 치마도 두르고 머리에 하얀 띠도 둘렀당ㅋㅋ

보통은 그냥 천 받아서 대충 가리고 들어가면 되는데 여긴 안내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꼼꼼하게 옷 매무새까지 고쳐주셨당.







나보다 훨씬 잘 어울리던 오빠







현지인들 사이에 섞여 공연도 보고















또 하나 놀라운 사실, 피자 배달도 되는 우붓!

여행 나와 처음 배달음식 먹어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깔깔대며 보낸 크리스마스 밤.







우붓은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그랬던 것처럼 명상이나 요가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참 많고

그와 함께 베지테리안 식당이나 유기농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많다. 신선한 생과일 주스는 필수!








퀄리티에 비해 가격은 아주 비싼 편은 아니지만, 꾸따에서 저렴한 음식만 먹다 온 우리에겐 조금 충격적이었던 가격.

게다가 꾸따에선 볼 수 없었던 서비스차지가 막 15% 이상씩. 그래서 우붓에선 먹는거 고르는게 참 힘겨웠던 기억. 

그 중에 아주 만족스러웠던 카페는 한두곳 정도. 












우붓에서 4일을 보내고 돌아온 꾸따비치! (한 일이 없는 관계로 몰아서 포스팅)

우붓에선 정말 매일 비가 내리더니 꾸따에 오니 이렇게나 맑다.

너무 더워서 당장이라도 물에 뛰어들어가고 싶은데! 서핑을 하려니 갑자기 시작된 마법 엉엉 이게 모야ㅠ






혼자서는 재미없다고 하셔서 저렇게 맑은 하늘을 두고도 방 안에서 뒹굴거려야 했던 꾸따에서의 아까운 하루ㅠ







대신 우리가 애용했던 저렴이 현지식이 있으니 그걸로 만족?







돌아온 꾸따엔 우붓보다 저렴한 음식들이 있었지만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연말특수가 떡!

갑자기 숙소 가격에 2배-5배 이상 올라있었다 헐. 그나마도 방이 없는 상황.

울며 겨자먹기로 찾아간 숙소는 알고보니 뜨거운 물이 안 나와 하루 만에 옮기고 전보다 훨씬 구린 숙소에 2배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흑흑.







컨디션이 좀 나아져서 서핑하러 갔더니 이번엔 파도가 너무 거세고 위험해서 할 수 없다는 소식. 헐 뭐야!

결국 서핑만 하려던 남은 4일은 인도네시아 커피 마시는 것 말고는 할 일 없이 그렇게 보내게 되어버렸다ㅋㅋ

이렇게 된 거 그냥 쉬어보려 했지만, 남은 동남아 일정 짜느라 눈이 빠져라 폭풍검색으로 쉬지도 못하고

여기서 우린 하루를 통째로 중국 운남성 계획 짜는 데에 소비했는데 나중에 결국 맘을 바꿔 그것도 소용이 없게 되어버렸네ㅋㅋ







이 씁쓸한 맘을 달래주는건 편의점에서 거금을 주고 사다먹은 한국 컵라면.





하아, 써놓고 사진을 다시 보면 정말 별로 같아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리는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날씨 좋을 때 다시 가서 서핑도 하고 싶고 날씨 좋을 때 가서 우붓을 거닐며 여유롭게 차도 마시고 예쁜 소품도 구경하고 그런 여유.

한국에서의 거리도 부담스럽지 않고 에어아시아로 직항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