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살이 121314/Peru

[Day 122] 세상에서 하늘에 가장 가까운 호수 띠띠까까- Isla Uros (우로스섬), Puno (푸노)

nomadicgirl 2013. 2. 12. 11:42

쿠스코에서 푸노까진 야간버스로 8시간 정도, 도착하니 아침 6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으으 추워!

페루버스는 다 괜찮겠지 하면서 잘 알아보지 않고 버스표를 샀던게 화근이었다.

전날 터미널에 갔더니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 있는 회사들은 푸노로 가지 않는다 했고 그래서 아무거나 대충 사왔는데 (까마 45솔)

버스 타는 당일 체크인을 하러 갔더니 다른 회사 티켓으로 바꿔주는게 아닌가.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오빠가 새로 받은 티켓에 쓰여진 가격이 20인지 30인지 우리가 지불한 돈과 다른 걸 발견!

더구나 그 위에 볼펜으로 pagado (paid)라고 써서 가격을 제대로 볼 수 없게 해놓은게 너무 이상했다.

가서 막 따졌더니 뭐라뭐라 변명을 하다가 1인당 5솔씩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까마는 까마고 원래 까마는 45솔 정도 하는걸로 알고 있었고 버스 출발시간은 다가오고- 찜찜하고 불쾌하지만 그냥 5솔씩 돌려받고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ㅠㅠㅠㅠ 

무슨 까마석이 다리도 다 뻗을 수 없게 불편하고 다른 페루 버스에서와는 달리 안내하는 사람도 없고 담요도 안 주고

오는 내내 추위에 벌벌 떨며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우리가 탄 버스회사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Libertad 였던 것 같다. 절대 타지 마세요 비추비추!!!)

 

그렇게 비몽사몽 간에 도착한 띠띠까까, 다행히 호스텔에서 아침 일찍부터 짐을 풀고 아침을 먹게 해줘서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어쨌든 페루의 마지막 도시, 띠띠까까 호수가 있는 마을 푸노!

 

 

띠띠까까는 해발 3800m에 위치한 호수,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다.

페루와 볼리비아 사이에 있어서 페루의 푸노,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가 호수를 보러 오는 주요 거점이 되는데

보통은 볼리비아 쪽에서 보는 호수가 더 아름답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경로 상에 푸노가 위치해 있고

푸노에서 갈 수 있는 페루의 섬들도 궁금해서 잠시 들렀다 가기로 했다 (둘 다 보니 볼리비아 쪽이 더 아름답긴 했다).

 

우리가 가보기로 한 섬은 우로스섬과 아만따니섬.

더 멀고 투어가 아닌 개인적으로 가는 방법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던 아만따니는 다음날 가기로 하고 이 날은 가볍게 가까운 우로스섬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것도 버스에서 밤을 새고 나니 너무 피곤해서 그냥 호스텔에서 투어를 신청해서 따라갔다 (1인 25솔).

참고로 우린 다음날 아만따니를 가면서 알게 되었지만ㅠ 아만따니로 가는 배들은 우로스섬을 다 들르기 때문에

아만따니를 갈거라면 우로스섬 투어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

 

 

호스텔에서 아침 먹고 샤워하고 쉬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9시에 데리러 온 승합차를 타고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선착장으로 향했다.

 

1, 2월은 남미의 휴가 시즌이라 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콰도르, 페루, 칠레 관광객이었고

지금 포스팅을 하는 볼리비아 라파스에 오기까지도 남미 사람들을 엄청 많이 보고 있다.

 

 

 

 

 

새벽엔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니 점점 하늘이 열리고 있었다. 덕분에 기분도 업! ;)

 

 

 

 

 

 

 

 

 

 

배는 정말 엄청엄청 느린데ㅋㅋ 30분 정도 갔더니 우로스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Floating Island, 그러니까 호수 위에 떠 있는 섬으로 유명한 우로스섬!

 

 

 

 

 

 

 

 

 

 

 

사람들 얘기나 가이드북에 따르면 우로스섬이 엄청 관광화 되었다고들 하는데 과연 도착하자마자 준비해놓은 모형으로 착착 설명이 시작된다.

흙과 짚으로 단단하면서 물에 뜰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그 위에 격자로 안정적인 바닥을 깔고 막대로 고정해서 섬이 떠내려가지 않게 한다.

 

공격적이고 전쟁을 좋아하는 다른 부족을 피해 이렇게 섬을 만들어 호수 위에서 살아가길 택했다고 하는데

상업적이든 어떻든 정말이지 신기한 주거형태이기는 했다.

 

 

 

 

 

이렇게 섬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주민들이 와서 자기 집을 구경하라며 손을 잡고 이끈다 (나중에 기념품 팔려고ㅠ).

 

 

 

 

 

 

아주머니들의 전통치마, 색이 정말 화려하고 곱기도 하다!

 

 

 

 

 

 

이것도 이곳 여성들의 필수품! 머리 장식과 모자. 머리를 곱게 땋아 끝에 저런 장신구를 함께 묶는다.

 

 

 

 

 

 

다행히 정부에서 태양열을 이용할 수 있게 설비를 마련해줘서 불도 켜고 티비도 볼 수 있다.

나는 막 신기해서 이거저거 물어보고 구경하는데 아주머니는 기념품 파는데만 관심이 쏠려 있다.

 

 

 

 

 

결국 별로 사고 싶지 않은 5솔짜리 목걸이(?) 두 개 사고 찍은 사진ㅋㅋ

 

 

 

 

 

관광화 상업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쿠스코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다.

여전히 사람들 표정은 쿠스코보다 훨씬 순수한 느낌이랄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얼굴들이었다.

 

다만 관광이 아니면 생계를 유지할 수단이 없어보인다는 점(어업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이들의 삶의 방식이 언제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 좀 걱정되고 씁쓸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배 타라고 해서 좋다고 탔는데 나중에 10솔씩 더 받았다. 결국 35솔짜리 투어인 셈ㅠ

 

 

 

 

 

오늘 담당(?)하신 재미난 아주머니 아저씨

이렇게 노 저어서 우리 내려주고 모터보트 타고 돌아가심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들도 배에 올라타더니 노래를 부르고 돈을 달라고 했다.

 

 

 

 

 

 

 

배를 타고 이동한 또다른 우로스섬!

 

작은 섬에 각각 커뮤니티를 이뤄 살고 있고 이렇게 가까운 곳에 모여있는 섬들이 있는가 하면 아만따니 근처까지 2-3시간을 가야 하는 우로스섬도 있다.

 

다행히 이 근처에는 학교와 교회가 있었고 조금 더 큰 아이들은 육지에 있는 학교에 간다고 했다.

집집마다 작은 배는 다 있어서 육지로 수시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했다.

 

 

 

 

 

 

 우로스섬에는 고양이도 산다!

(근데 너무 빼빼 말라서 불쌍해ㅠ)

 

 

 

 

 

 

 

 

 

 

이렇게 섬을 돌아보고 푸노에 돌아오니 12시반 정도?

 

 

호수 마을에 오면 그 유명한 Trucha (트루차), 우리 말로 송어? 숭어? 를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론리에서 추천한 집을 찾아갔는데

그 건물이 아예 헐리고 없어져서ㅋㅋ 옆에 있는 구멍가게 아줌마에게 물어 추천해준 가게를 찾아갔다.

 

 

 

 

 

 

이름하야 El pulpo loco (뿔뽀 로꼬)! 미친 문어!ㅋㅋㅋㅋㅋㅋ

관광객 하나도 없고 현지인만 많은 진정한 로컬식당! 이런거 넘 좋아!

 

 

 

 

 

 

튀긴 트루차와 세비체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심지어 오빤 먹어본 생선튀김 요리 중에 3등 안에 들 정도라고 했으니!

 

 

 

 

 

 

이건 메뉴판에서 보고 뭔지 몰라 물어본 요리였는데 (해산물은 에스빠뇰로 아직 잘 몰라서ㅠ) 잘 못 알아듣자 먹어보라고 서비스로 가져다주셨다.

아웅 이것도 맛있어!

 

 

 

 

 

 

여긴 창 밖으로 바라본 학교 앞 풍경.

어느 나라든 학교 앞에서 불량식품 파는 건 똑같다니깐! ㅋㅋ

 

 

 

다른 사람들은 쿠스코에 있다가 푸노에 오면 도시가 안 예쁘다고 별로라는 경우도 많지만,

우린 사람냄새 나서 왠지 정이 갔던 푸노의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