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살이 121314/Brazil

[Day 183-189] 마법의 섬, 플로리아노폴리스?! Magical Floripa!

nomadicgirl 2013. 7. 8. 09:13



짧았던 우루과이에서의 시간을 미련없이 뒤로 하고 드디어 브라질!

(참고로 이 포스팅은 브라질 플로리아노폴리스 여행기지만 플로리아노폴리스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ㅋㅋ)



엄청난 물가만큼이나 비쌌던 야간버스를 타고 브라질 Porto Alegre까지.

지금까지 모두 국경을 넘을 땐 버스가 멈추고 승객들이 내려 직접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해야 했는데,

이날은 신기하게 미리 여권을 다 수거해가고 알아서 도장을 찍어줬다! 덕분에 국경도 넘는 줄 모르고 밤새 쿨쿨.







브라질로 넘어오니 갑자기 기름져보이는 땅과 눈부셨던 아침 햇살


Porto Alegre에선 다시 우리의 목적지 Florianopolis까지 가는 버스를 찾아야 했는데 마침 바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다.

오예! 하고 출발하고 있는 차를 잡아탔는데, 알고보니 무진장 돌아가는 버스였다ㅠ

브라질 버스와의 악연은 여기서부터 시작ㅠ 6시간 거리를 무려 9시간 여기 섰다 저기 섰다 하며. 

직행버스를 타려면 3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으니 뭐 도착시간은 비슷했을 것 같지만 문제는 버스가 남미 와서 타본 것 중에 거의 최악이라는거.

아이고 허리야...근데 이과수 갈 땐 이보다 더 최악인 버스를 경험했다ㅋㅋㅋ 아이고 허리야!


그러고보니 브라질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버스 세우고 표 사고 막 그랬는데 스페인어로 다 되더라 신기해!

포르투갈어 전혀 못 알아듣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상대편은 포르투갈어로 하고 나는 그 중 몇 단어 알아듣고 스페인어로 되묻고 그러다보면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했다.








화장실 냄새도 좀 나고 의자는 자꾸 힘없이 뒤로 넘어가고 휴

브라질 머야 엉엉


그렇게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플로리아노폴리스(이하 플로리빠!)에 도착.

마르코스가 집 찾아가는 방법을 알려준 메세지 몇 줄에 의지해 동네버스를 갈아타고 다시 1시간쯤 달려 물어물어 내려 골목을 헤맬 뻔 하다가  

장 보러 나온 마르코스네와 우연히 마주쳤다! 우아아아 얘들아!


반가워 죽겠고 피곤해 죽겠고 허리 아파 죽겠고 

하루종일 먹은 것도 없는데 마르코스는 브라질에 온걸 환영한다며 바로 caipirinha(브라질 술ㅋㅋ)부터 만들어주고 

만나자마자 정신이 혼미했던 밤ㅋㅋㅋ








오랜만에 꺼내보는 잉카트레일 사진:)

여기서 내 옆으로 보이는 세 명이 플로리빠에서 만난 친구들이당


원래 칠레사람인데 이탈리아에서 자란 마르코스는 프랑스에서 박사를 마치고 남미여행을 하다가 이번에 여기 플로리빠에서 연구원을 시작했고

(근데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달리 브라질에서 직장생활은 너무 지루하다며 매일 녹초가 되어 퇴근함ㅋㅋ)

여자친구인 독일인 폴린은 마르코스와 함께 이곳에 머무르는 중


그리고 우리의 친구 피터는 잉카트렉킹 직후 쿠스코에서 우르밤바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동네 개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여기 가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동네 개들이 뭐 움직이는 것만 보면 진짜 무섭게 달려든다) 피하다가 크게 사고가 나서 네덜란드로 돌아갔다가

다시 못다본 남미를 여행하기 위해 이 때 마침 브라질로 돌아와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마추픽추 이후 각자의 스펙타클한 이야기를 안고 2개월 반만에 브라질에서 모인 잉카트렉킹의 주역들!


잉카트레일을 함께 걸었던 나머지 프렌치커플은 다들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마르코스와 폴린은 페루 이후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이들을 한번 마주친 적이 있다고 했다.

얘네는 잉카트레일 직후 같은 날 볼리비아행 버스를 탔는데 

피곤해서 완전 기절해 잠든 사이 다리 아래 둔 모든 짐...지갑 카메라 여권 모든 거...을 털렸다는 말도 안 되게 슬픈 이야기와 함께ㅠㅠㅠㅠ









드레곤프루트와 앞에서 카이피리냐 말아주는 마르코스ㅋㅋ







마르코스가 우릴 위해 준비해둔 매트리스

술 취해서 매트리스 불고 있는 허리케인 폴













암튼 이곳은 브라질! 열정의 나라 브라질!

쾌청한 하늘과  신기한 나무들이 반겨준 아침:)








마르코스와 폴린의 집:)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하늘색 집. 

안쪽은 생각보단 좁고 정말 오랜만에 전기샤워를 만났지만 햇살이 좋은 동네라 그것만으로도 모든게 충분한 집이었다.

(마르코스 얘길 들어보니 집세도 저렴!)


아무 계획도 없이 이 친구들을 만날 목적 하나만으로 이곳까지 찾아온 우리.

정해진 일과도 해야할 일도 떠날 날짜도 정해놓지 않고 보내던 평화로운 하루하루.









아침 일찍 마르코스만 먼저 출근하고ㅋㅋ

나머지 넷은 있는대로 늦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씻고 느릿느릿 집 앞 정원에 앉아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제일 좋아하는 시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덧 열두시, 한시. 

그제서야 우리 오늘 뭐하지? 하면 어디 멀리 가긴 넘 늦었다. 오늘은 집 앞 바다나 갈까? 하고 슬금슬금 나가서 비치에서 쉬다가 돌아와

마르코스 돌아오면 같이 저녁해먹고 수다 떨고 놀다가 다시 잠ㅋㅋ


정말 헤어나오기 힘든 생활이었는데 브라질에서 남은 시간이 딱 2주 밖에 없었던 우리는 일주일 만에 힘겹게 나와야만 했다 엉엉.



플로리빠는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꽤 알려져 있지만 브라질 현지인들에게 더 유명한 휴양섬.

육지와 연결된 센트로 쪽은 꽤 큰 도시느낌이고 (다리 건널 때 엇, 꼭 한강 같아!라고 할 정도로 서울 느낌이 났음. 아주 잠깐ㅋㅋ)

섬 안쪽 주거지역으로 들어오면 시원한 바다와 열대 숲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직 많이 관광화되지 않은 점도 좋고 우린 친구집에 있으니 동네사람들과 마주칠 일도 많고 

소박하지만 섬 안에 필요한 건 다 있고 띄엄띄엄이지만 구석구석 버스도 다 다니고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내가 아 여긴 몇 년 살아보고 싶은데! 라는 마음이 들었던 곳!

(기억하나요? 오빠는 칠레 뿌에르또 바라스였음ㅋㅋ)








건너편 집 아저씨가 나무에서 막 따다 준 아보카도!

그래, 이런게 브라질이지!


그나저나 이 동네는 아저씨들이 다 몸짱이다. 

리우에서 억지로 운동해서 몸 만든 애들보다 여기 아저씨들이 완전 쿨하게 그냥 웃통 벗고 장 보고 바다에서 애들이랑 놀아주고 이런게 훨씬 멋있어. 

나 늙은거니...








우리 둘과 피터가 자던 마루ㅋㅋ

마르코스가 우리 도착한 날 너네 프라이버시 필요해? 그럼 다른 친구네 남는 방 소개해줄게.

아니 우리 그런거 필요없는데, 너넨 그런거 필요해?ㅋㅋ 하고 여기서 완전 어질러놓고 퍼져 지냄ㅋㅋ












심심할 때 아이폰으로 하던 프루트닌자게임에서나 보던 과일들이 집 앞에 막 주렁주렁 열려 있어ㅋㅋ











플로리빠는 섬이니까 어디로 가든 바다지만 마르코스 집에서 걸어가던 비치가 제일 좋았다.

15분 정도? 정글 같은 길을 지나







늪 같은 곳도 지나고






사막같은 모래언덕을 넘으면











이렇게 끝내주는 바다!에 사람도 없다!

흐린 날인데도 이렇게 아름답다니.


주로 편하게 놀러가던 비치라 카메라를 들고 간 날이 별로 없어서 사진도 없당.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지만ㅋㅋ








플로리빠에선 여러 비치를 가보긴 했는데 다른 곳은 애들 가자는 데로 따라다녀서 이름도 잘 모르겠고ㅋㅋ

여기가 제일 좋았다. 호아키나 비치!












물에서 놀다 출출하면 사먹던 엠빠나다.








다른 날 갔던 비치.

론리에 보면 섬에서 숲속을 걸을 수 있는 루트가 몇 곳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한군데였던 것 같다.








비가 온 뒤라 엄청 질척했던 길을 쪼리 신고 걷느라 넘 힘들었는데ㅠ

올라가보니 커다란 바위와 시원한 바다가 뙇








저 쪼리 멕시코 메리다에서 사온건데 여기서 진흙길에서 미끄러지고 다 망가짐









튀긴 엠빠나다. 이것도 짱 맛있었음!








가끔 버스비나 엠빠나다 사먹는 거 말고는 돈 쓸 일이 없어서 참 좋았던 플로리빠의 일상ㅋㅋ


















이건 또 다른 비치, 해질녘











피터가 하도 커서 허리케인폴이 막 작아보여ㅋㅋ

피터는 물리치료사라 다리 다친 마르코스 친구들 같이 치료해주고 그랬다ㅋㅋ







피터 한글로 써주기







센트로 쪽 바에서 열린 그림전시회?는 아니고 전시하고 판매하고 옆에서는 락밴드가 연주하는 파티에 갔던 밤ㅋㅋ


섹시한 언니가 열이(10)를 부르네요ㅋㅋ

이날 여기 들어가는 길에 어이없게 돌에 걸려서 갑자기 피가 철철 흐르는 발을 보여주며 나를 깜짝 놀래킨 10.








우리를 파티에 데려가준 옆집 아주머니.

마르코스와 폴린이 사는 집의 주인이기도 한데 아주머니가 센스도 좋고 친절하게 도움도 많이 주시고 하셨다.


우리 기준으로 겨울엔 여기, 여름엔 이탈리아 친퀜테레!에 집이 있어서 거기 가서 사신다는 걸 보면 아주 부유하신건가ㅋㅋ

이 날도 저 그림 사고 아주 좋아하셨음ㅋㅋ


이 분은 포르투갈어로 폴린은 스페인어로 대화하면서 둘이 다 알아듣고 폭풍수다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 매번 인상깊었다.

스페인어 더 잘하고 싶엉







브라질에서 삼바는 못 보고 락밴드 구경만 실컷 했넹

남미를 여행하면서 어느 나라에 가든 어떤 장르의 노래가 나오는 파티에서건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모습!







플로리빠에는 바다 말고 호수도 있다!

산책 중에 비가 억수로 쏟아져서 나무 밑에서 홀딱 젖었던 기억







미용실 놀이








주중에 출근하는 마르코스와 첨으로 주말이 되어서야 놀러나간 날

어디 갔는지는 모르겠고 남쪽(sul)으로 간건 확실함ㅋㅋ 남쪽으로 히치하이킹!







카메라 배터리 떨어져서 나머진 다 아이폰으로ㅋㅋ







첨에는 예뻤던 하이킹 코스

나중엔 진흙길에 미끌미끌 쪼리 만신창이에 다리도 완전 상처투성이 됨ㅠ










산길을 빠져나오면 한쪽에 바다를 바라보며, 경치 하나는 끝내줬던 길

















이 비치에서 놀려고 왔는데! 정말 사람 하나 없는 무인도 비치 같았는데!








너무너무 걷기 힘들었던 산길을 그대로 걸어돌아가야하는 하나 뿐인 루트. 

해질 시간이 다 되어서 멀리서 바라만 보고 돌아와야 했던 어이없는 상황ㅋㅋㅋ








게다가 바람도 장난 아니라 오래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ㅋㅋㅋ







바람 위에 누울 수 있다!







신은 나는데 아까 그 길 다시 걸으려니 막 눈물이 났음 엉엉

만신창이가 되었던 플로리빠에서의 마지막 날










마지막 날 아침 정말 맛있었던 동네 빵집에서 바게트 사가던 길

그날 오후 어떤 버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는지 상상도 못하던 행복한 아침이었죠.











모두가 매직컬!하다고 외치는 그 섬 플로리빠에서 보낸 잊지못할 일주일.

덕분에 브라질의 첫인상은 백점 만점의 백이십점! 

리우랑 상파울루만 갔다면 전혀 다른 기억으로 남았을 브라질. 플로리빠에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언제 가지 언제 가지 하다가 상파울루 아웃 티켓 일주일을 남기고서야 드디어 힘겹게 길을 나서 서둘러 이과수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