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12] Mesa Verde에서 Monument Valley까지
콜로라도주의 Mesa Verde에서 Utah주와 Arizona주 경계의 Monument valley까지
Mesa Verde는 스페인어로 녹색 테이블, 그러니까 높고 푸른 대지를 뜻하는 곳.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서도 차로 한참을 올라가보면 이런 풍경이 눈 앞에 쫙- 정말 높은 곳에 평평한 대지가 펼쳐져 있다.
이런 건 첨이라며 오빠가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던 풍경
스페인어가 익숙한 우리는 당연히 '메사 베르데'라고 읽는데 미쿡사람들이 자꾸 '메세이 벌디'라고 하는 통에 첨에는 다른 말인줄 알고 헷갈렸음ㅋㅋ
유럽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 미쿡관광지들이 안내판은 진짜 알아보기 좋게 잘 만들어놨다.
오래 여행하다보니 이런 것도 나라별로 특색이 다 있어서 아이슬란드 갔더니 막 안내판이 수채화야ㅋㅋ
메사 베르데는 ancestral puebloan이라고 불리는 원주민들이 살던 유적지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
푸에블로 사람들은 이번에 우리가 여행한 뉴멕시코 콜로라도 애리조나 유타 지역에 걸쳐 살던 아메리카 원주민들.
그 중에서도 이곳 메사 베르데는 평평한 대지 사이 깎아지를 듯한 절벽에 집을 짓고 살았던 흔적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규모가 더 크고 보존이 필요한 부분은 이렇게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데
거의 30분 간격에, 가격도 인당 3달러라 부담없이 신청할 수 있었다ㅎㅎ
가이드 미팅포인트에서. 나는 오늘도 춥다!
사람이 서있으면 개미크기로도 보이지 않을 깊은 계곡
절벽 안쪽으로 이렇게 정교한 도시가!
푸에블로 사람들이 언제쯤 여기에 살았고 각 구조물은 어떻게 사용된 것으로 추측되는지 등등을 열심히 설명해주심.
이 도시를 버리고 떠난 이유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가이드투어 후 가이드 없이 둘러볼 수 있는 유적지 몇 곳을 가볍게 산책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오늘은 모뉴먼트 밸리까지 가기 위해!
참고로 이 근방을 여행하게 되면 대부분 메사 베르데에서 모뉴먼트 밸리로, 혹은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둘다 보고
그 중간에 four coners라고 뉴멕시코, 콜로라도, 유타, 애리조나 4개의 주가 정확히 만나는 지점이 있는데
미국에서 4개의 주가 만나는 곳이 여기 한곳 뿐이라 꽤나 유명한지 암튼 거기를 많이 들른다고 한다.
우리는 미쿡 4개 주가 만나는 곳은 전-혀 흥미가 없어서 패스.
열심히 사막길을 달리다가 만난 Mexican Hat
멕시칸 모자 쓴 아저씨 얼굴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올라! 하면서 노래라고 불러줄 것 같은 귀여운 멕시칸 모자 아저씨
얼마쯤 달렸을까 모뉴먼트 밸리 같은 것들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당!
좋은 경치 감상하며 허기를 달래는 중ㅋㅋ
혼자 운전 다 하시느라 고생하고 여태 고생 중인 열이ㅋㅋ
그리고 이곳이 Monument Valley입니다!
지금까지도 느껴왔지만 여기 오니 더, 서양백인들이 빼앗은 이 아메리카 자연은 정말 엄청나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신비함이란!
쪼기 조그맣게 보이는 것들이 자동차니 이 정도면 규모가 감이 오려나.
사륜이 없으면 개별적으로 들어가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갔는데 길이 좀 울퉁불퉁해도 다들 알아서 잘 타고 다니고 있었다.
참고로 요건 캠핑장서 찍은거지만 차가 없거나 비포장을 달리기 어려운 사람들이 타는 투어차량.
모래먼지가 장난 아닐듯.
모뉴먼트 밸리를 멋지게 만드는건 신기한 바위산 모양도 있겠지만 모래의 색감이 아주 매력적이다.
요르단에서 갔던 붉은 사막, 와디럼이 떠올라!
옛날부터 이곳에서 살아온 원주민 나바호족이 관리하는 모뉴먼트 밸리.
이 근처 관광지에 가면 원주민들이 나와 기념품을 파는 모습을 꼭 보게 된다.
가장 멋졌던 초입부를 지나 (각 바위마다 이름이 있지만 기억이 안나요ㅠ)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렇게나 거대한 바위산들이 끝도 없이 서있다.
그런데 하늘이 흐려지넹
어디선가 봤던 빨갛게 불타는 일몰시간 모뉴먼트 밸리를 보고 싶어서 일부러 오후 늦게 왔는데
해질 시간도 꽤 남았고, 하늘을 보아하니 빨갛게 불타는 모습을 보기 힘들 것 같다.
구름이 걷히길 기다려봤지만 포기. 캠핑장으로 고고.
모뉴먼트 밸리 옆 하나뿐인 캠핑장.
그래서 시설에 비해 가격도 맘에 안 들고 사람도 많고 북적북적 시끄러웠지만
이런 뷰가 있다. 전선은 좀 별로지만 흣.
이날은 우리가 만난지 8년째 되던 날.
8년 전, 아니 바로 1년 전에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곳에서 상상할 수 없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시금 감사하고 행복해지던 마음.
이 날 일기에도 춥고 추워서 눈물이 나고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하루종일 차 타느라 허리가 아파도 참 좋다고 써놨는데,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캠핑이 힘들고 더럽고 돈 없어서 궁상떨고 짜증나고 그래도-_-
나는 이 시간을 분명 그리워하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