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살이 121314/Austria

[Day 339] 모차르트는 많은데 음악은 어디에? 짤츠부르크 (Salzburg)

nomadicgirl 2013. 10. 12. 04:36


오스트리아 짤츠부르크(Salzburg)로.








뮌셴에서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빗방울은 오스트리아로 갈수록 점점 거세졌다.

텐트를 이미 쳤는데 비가 오면 어쩔 수 없다지면 비가 이렇게 오는데 텐트 치다간 텐트 안까지 다 젖을 기세.

힘들게 맥도날드를 찾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와이파이로 숙소를 검색해 오늘은 안에서 자는걸로. (꼭 맥도날드여야 함. 버거킹은 안 됨)

말이 쉽지, 그 와중에도 빗줄기가 조금만 약해진다 싶으면 그냥 캠핑할까? 어떡하지? 진짜 결제해? 막 이러면서 한 시간도 넘게 고민한듯.










어쩔 수 없이 들어오긴 했지만 밥값은 쓸 수 없다며 호텔주차장에서 밥을 해먹었다.

지금 타고 있는 씨닉이의 좋은 점, 비가 올 때 트렁크를 열고 그 아래 있으면 비를 피할 수 있다는 점.

맨날 그 아래서 썰고 볶고 끓이고 완전 만능주방! 비도 오고 왔다갔다 하는 다른 사람들이 좀 신경은 쓰여도

이제 우린 캠핑 5개월차. 뚝딱뚝딱 빛의 속도로 요리를 할 수 있지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차린 밥상, 사진은 꼭 무슨 레스토랑 같구만!



유럽에 와서 지금까지 거쳐온 나라가 아이슬란드, 프랑스, 하루 뿐이었지만 스페인, 스위스, 독일, 그리고 오스트리아.

대부분 캠핑만 해서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우리는 오스트리아 호텔에 와서 처음으로 와이파이천국을 만났다.

캠핑 때와 달리 누워서 와이파이를 할 수 있는건 당연하고, 속도가...와우.


밤에 무언가를 즐길게 꼭 있는 도시가 아니면 대부분 캠핑생활의 저녁시간은 밥 해먹고 먹은거 정리하고 꿀같은 휴식.

그 때 한번 텐트에 누우면 자기 전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도 멀어서 가기 귀찮아 그냥 잘까 갔다올까를 고민할 정도로 일어나기가 싫다.

그럴 때면 우린 누워서 그동안 모아온 (다른 여행자에게 받거나 미쿡에서 받아온ㅋㅋ) 영화나 미드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그동안 재밌게 봐온 애들이 거의 다 떨어져 가고 있던 상태.


바로 그 때 오스트리아를 만났다! 와이파이천국. 










비가 온 덕분에 그렇게 푹 쉬고 우리의 캠핑을 풍요롭게 해줄 미드도 다시 채워넣고 아침. 

다행히, 맑은 하늘!











하늘만 봐도 룰루랄라 노래가 절로 나오던 아침, 기쁜 맘으로 짤츠부르크 시내로!











시내에 주차하고 나오자마자 우릴 빵 터지게 만든 조각.











바로 이 때가 생각나서ㅋㅋㅋㅋㅋㅋ



지난 3월 피츠로이에서 오빠와 폴카.

그 때 피츠로이 보고 신났던 우린 막 이상하고 유치한 사진찍기놀이를 하다가 참 안 어울리는 남자 둘에게 이 포즈를 시켰더랬다.

나중에 폴카아버지가 사진 보고 깜놀하셨다는 얘길 이번에 마침 폴카가 해줬는데. 이건 대체 뭐냐며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우린 인포센터에서 지도 한 장 받아들고 도시를 걷기 시작한다.




















어울리나?ㅋㅋㅋ









짤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고향! 도시 곳곳에서 모차르트 아저씨가 우릴 반겨주신다.









여기도.









여기도.









여기도!










모차르트 생가는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는 것 같고 모차르트 고향에 왔다면 보는 것보다 듣는 걸 하고 싶어서 

사실 오자마자 인포센터에서 가장 먼저 알아본게 클래식 공연이었으나 턱없이 높은 가격과 공연은 밤에만 있다는 말에 바로 포기.

디너콘서트 뭐 이런 거였던 것 같다.


모차르트의 고향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만으로 이 도시를 찾을텐데!

무료는 아니더라도 부담없게 음악 좀 들을 수 있게 해주면 안 되나? 라고 생각하는건 나 뿐인가. 

아쉽지만 짤츠부르크의 기억을 떠올리며 모차르트 음악은 나중에 따로 들어봐야겠당









이번에는 구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는 뷰포인트가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벗어나니 비로소 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한마디로 참, 은은했던 도시 짤츠부르크.




















언덕에서 내려와 미라벨 정원









사운드오브뮤직의 배경이 되었던 짤츠부르크.

미라벨 정원은 사운드오브뮤직에 나왔던 장소 중 하나라고 한다.


어릴 적 재미있게 본 기억은 남아있지만 장면들은 정말 기억이 안 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게 기억이 나서 여길 오면 좋아하는걸까 그냥 어딘가 영화에 나왔던 곳이라고 하니까 좋아하는걸까.

다들 무얼 기대하고 와서 무엇에 만족하고 가는건지 문득 궁금해진다.






















배는 고프고 관광지 음식점은 별로고 해서 관광객 없는 골목을 찾아 걷다가 발견한 레스토랑.

주변 직장인들이 주로 들어와 먹고 있었는데 친절하고 맛도 좋고 가격도 뭐 이정도면.


폴카말론 먹는 건 독일이 젤 쌀거라고 했는데 독일에선 레스토랑에 안 가봐 몰라도 장보는 건 지금까지 중에 가장 저렴했고 (크로아티아보다 더!) 

오스트리아도 독일만큼이나 장보기 편하고 외식비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왜인지 몰라도 프랑스에서 갔던 도시들은 단체관광객이 많지 않았는데 독일 하이델베르그부터 해서 짤츠부르크에 오니 단체관광객들이 정말 많다.

이렇게 뒷모습만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한국분들. 재밌어서 한 장 찍어봄ㅋㅋ


중국사람들이야 워낙 시끄럽고 튀니까 제끼고 일본사람이랑 한국사람은 일단 모자. 

일단 뭐든 가리고 보는 패션인데 그 중에서도 알록달록 튀는 등산복 컬러면 한국.










오늘도 우린 짧은 반나절 구경을 마치고 다시 이동.

나는 말그대로 사운드 오브 뮤직, 음악 소리를 기대했는데 차르트 아저씨 얼굴만 보다 가네요 흑흑.










짤츠부르크에서 다음 목적지 할슈타트로 달리던 길.

여긴 짤츠캄머굿(Salzkammergut)이라고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형성된 수십개의 산과 호수가 있는 지역이다. 

아르헨티나 바릴로체도 떠오르고 칠레 푸콘도 떠오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마을들이 이어지고.










오후가 될수록 하늘은 우리의 마음을 또 불안하게 만들고









하늘이 어두운데 물은 너무 맑고 깨끗하고








하아-



그렇게 우린 할슈타트에 도착했는데 하늘이 너무 꾸물꾸물해서 일단 마을은 다음날 보기로 했다.

언젠가 사진으로 보았던 그 동화 속 마을 같은 할슈타트가 보고 싶다고!!!


근데 여기 뭐여, 날씨도 슬픈데 캠핑장 한 곳은 말도 안 되는 가격이고 또다른 한 곳은 말도 안 되는 불친절.

역시 사람은 친절하고 볼 일이다. 이 캠핑장 아니면 갈 곳 없던 우리, 에잇 짱나! 하고 나와버렸다ㅋㅋㅋㅋㅋㅋ










우리의 선택은 와일드캠핑.


폴카가 그랬다. 독일에서도 와일드캠핑 해도 된다고. 

너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누군가 와서 나가라고 하는거, 그것 뿐이라고.


우린 참 우리 같은 친구들만 만났네ㅋㅋㅋㅋㅋ


독일도 되는데 오스트리아라고 안 되겠어?

비만 오지 말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