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61] 지루한 것보단 아쉬운 게 좋아. 베네치아 (Venezia)
볼로냐에서 베네치아로!
볼로냐에서 달려 점심 때쯤 도착한 베니치아 캠핑장.
날씨 때문인지 캠핑장에 묵는 사람들은 전부 방갈로에 들어가 자고 텐트는 우리 것까지 달랑 두 개. 슬슬 이탈리아를 뜰 때가 되긴 되었나.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을 눈 앞에 두고도 한국음식이 눈 앞에 아른거려 파스타 생면으로 해먹은 짜장면!
배 채웠으니 버스 타고 베네치아로!
수상도시 베니치아.
워낙 유명한 도시라 사진도 많이 봤고 그래서인지 딱히 궁금하지도 않고 그냥 누구나 가니까 한번 가볼까? 해서 갔는데
버스에서 내려 도시를 보자마자 "우와 예쁘다"가 입 밖으로 절로 튀어나왔다.
이렇게 우중충한 날씨에도!
말그대로 엊그제만 해도 로마에서 민소매 티셔츠 입고 돌아댕겼는데 무척이나 쌀쌀해진 날씨.
하지만 여전히 관광객들은 많고 관광객을 기다리는 화려하다 못해 촌스러운 곤돌라들도 많다.
어떤 마을이나 도시를 돌아다닐 때 보이는 수많은 길들, 그 길이 베네치아에서는 물.
우리에겐 그저 신기한 관광지일 뿐이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일상이구나.
나는 누군가에게 일상인 이곳이 그렇게 신기해서 건너는 다리마다 셔터를 누르고.
처음에는 엇 그래도 생각보다 사람 별로 없다 싶었는데 유명하다는 곳 찾아가니 역시나 북새통.
리알토 다리로 오르는 길.
우리도 다리 위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인증샷!
론리 이탈리아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Ponte di Rialto님이시다.
Piazza San Marco
앞쪽은 한창 공사중이던 성당
광장에서 벗어나면 보이는 또다른 건너편의 섬들.
바라보고 있으면 참 아름답고 좋은데 이상하게 우와 저기 가보자! 하는 흥미가 별로 생기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 심드렁했던 건 아닌데 그냥 물 위에 떠나니는 배와 섬과 섬을 잇는 다리와 섬 위의 집들,
그런 상상하던 수상도시 베네치아를 봤으니 굳이 구석구석 다른 섬, 다른 건물, 다른 박물관이 궁금하지 않았던걸까?
그래서 우린 또 다른 골목을 찾아 걷고
오늘도 우리가 미리 찾아온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지만 (대체 왜 매번 이런걸까? 왜!)
느낌으로 당첨된 골목 어귀의 한 바.
베네치아에 왔으니 먹물파스타는 한번 먹어봐야겠고 덤으로 맛있어 보이던 해산물 전채요리도 함께.
성공!
저녁 먹고 나왔더니 벌써 밤! 덕분에 일찍부터 아름다운 야경
리알토 다리 야경도 구경하고
꽤 추운 날씨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젤라또ㅋㅋ
여긴 아까 낮에 하나 사먹은 곳인데 넘 맛있어서 있는 옷 다 껴입고 하나 더ㅋㅋ
길거리 젤라또가 참 맛없어 보여서 힘들게 찾은 곳이었는데
이탈리아에서 먹은 애들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맛!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이탈리아에서 먹은 마지막 젤라또가 되었구나. 흑.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조금은 한적해진 골목
오빠가 참 많이 기대했고 기대 안 했던 내가 더 좋아했던 베네치아.
늦게 나왔으니 이틀은 봐야겠지 생각했는데, 열심히 하루를 걷고 나니 얼추 다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더 궁금한건 없고 그냥 한적하게 이 수상도시 위에서의 기분을 조금 더 느껴보고는 싶지만
다시 나와서 사람들에 치이며 돌아다닐 생각하니 귀찮기도 하고 괜히 질려서 떠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우린 내일 드디어 이탈리아 마지막 도시로 향한다.
지루한 것보단 약간의 아쉬움이 더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