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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공기/수진이방

근황, 볼리비아 수크레에서

 

하루이틀 전에 포스팅을 해놓고 무슨 근황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은,

사진과 정보 위주의 글에서 벗어나 하루하루 여행이 일상이 된 나의 감상을 적어보고 싶었던 이 공간을

너무 오래 방치해놨다는 미안함이 든지 이미 꽤 오래다.

 

아무래도 인터넷이 맘대로 되지않는 해외에선 티스토리보단 페북이 빨라

쉽게 쉽게 한두줄 던지는 글은 주로 페북에 남기는게 훨 수월했던 것 같다.

 

암튼, 이 곳에 글을 쓴다는 건 정말 오랜만에 가져보는 여유를 의미한다 ;)

 

 

 

 

 

 

 

 

내 발을 요렇게 만든 잉카트렉킹 이후엔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숙소가 편치 않거나 일정 상 계속 일찍 일어나 이동을 해야만 했고 시간이 나면 밀리지 않게 포스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빠, 쿠바 올릴 정신은 아예 없어요ㅋㅋ)

 

칠레를 앞두고는 슬슬 나머니 남미일정과 남미이후의 일정도 고려해야 했는데

(미국에 들어가려면 유럽으로 가는 티켓을 미리 끊어야 하고 그러려면 유럽 일정도 짜기 시작해야 한다! 대책없는 우리!ㅋㅋ)

문제는 모든게 우리 마음대로만은 되지 않는다는 것.

 

마일리지 보너스항공권으로 남미에 온 우리는 3월 말에 미국으로 가는 티켓을 가지고 있는데

페루쯤부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일정 늘리자- 하고 1회에 한해 날짜를 변경할 수 있다는 말만 믿고 항공사에 연락을 해봤더니

한정된 마일리지 좌석이 다 찬 상태라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헐, 어쩌지 정해진 티켓날짜에 맞추려면 남은 일정이 너무 빠듯하고

원하는 일정대로 가자니 마일리지를 버리고 다시 돈을 들여 항공권을 사야하고

 

너무너무 고민이 됐지만, 사실 둘 다 마음은 이미 한 쪽으로 기울어있었다.

그럼 뭐, 일단 여기서 좀 쉬면서 생각할까?ㅋㅋㅋ

 

(미래의 고민은 미래의 열이와 미래의 수진이가 해줄거야)

 

그렇게 일주일을 머물기로 한 수크레에서의 이틀째 밤.

 

오늘은 정말이지 오랜만에 푹- 잔 것 같다.

스위스에서 온 부부가 운영하는 깔끔하고 정갈한 방인데 물가가 워낙 싼 덕에 가격도 부담없다.

뜨거운 물만 나와줘도 행복해 하는게 여행 4개월차 남미 배낭여행자의 모습인데,

주방도 있고 널찍한 방에 책상까지 있으니 금상첨화.

 

게다가 싱싱한 채소와 과일을 파는 시장이 바로 근처라 간만에 장을 봐다가 제대로 된 밥도 해먹고

오랫동안 미뤄온 여행경비 중간결산!까지 하고 나니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공중에서 사라진 소포만이 마음 한구석 찜찜한 기분을 지우지 못하게 할 뿐ㅠ)

 

 

 

 

 

 

마트에서 간장을 팔길래 불고기에,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사진관에서 사온 김치랑

세계 최고 안데스 감자로 만든 감자볶음, 간단한 미소시루 된장국으로 배터지게 먹은 저녁

 

이런게 행복이지!

 

디동이 우유니는 언제 가냐길래 여기서 산 쌀 다 먹으면 간다고 했음 큭큭

 

 

 

 

 

 

요즘 우리 사랑을 듬뿍 받는 이 집 고양이

여행와서 알게 됐는데, 오빠가 고양이들이랑 궁합이 쿵짝쿵 잘 맞는다. 오빠 엄청 좋아함.

 

 

 

이게 여행이 생활이 되고, 여행이 일상이 된 우리의 모습

 

 

아, 갑자기 생각났다.

오늘은 길거리 상점에서 세뇨리따가 아닌 세뇨라라는 말을 듣고 무지 충격 받음.

오빠가 더 놀랐는지 "여기서 사지마!" 이랬음ㅋㅋㅋ

 

 

 

오랜만에 아이폰 사진- 시간의 역순으로

 

 

 

 

 

 

여긴 볼리비아 라파스

축제기간의 "미친 라파스" (왜 미친 라파스인지는 나중에 설명하겠음)에서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나름 조용했던 골목

 

라파스에선 장기여행 중인 한국분들을 여럿 만났는데

우리 과테말라 포스팅을 보셨다는 가족분들이 "얼굴이 많이 까매지셨네요" 그러셨다ㅋㅋ

 

그나저나 우리 여행기를 읽은 여행자를 만나니

얼굴 까만거 말고, 우리라는 여행자와 우리의 여행기는 어떻게 비춰질지 문득 궁금해짐.

 

 

 

 

 

 

 

페루에서 젤 좋았던 와라스의 석양

 

 

 

 

 

 

남미에서 가장 따뜻했던 공간, 에콰도르 블랙쉽인에서의 아침

 

작아도 있을건 다 있어서 여행하기 참 좋고

학교, 병원, 사람 사이의 차이, 이런 문제들에 있어서

(눈에 보이는 것만큼은) 가장 마음이 편했던 남미의 나라로 기억될 듯

 

 

 

 

 

 

 

갈라파고스 이사벨라섬 해변

인터넷서 보니까 정글의 법칙팀 갈라파고스 갈 때 비행기 안에서 짐 검사했다던데 그거 좀 오바인듯.

비행기 타기 전에 짐 검사 기계로 다 함.

 

 

 

 

 

 

 

 

확정된 건 없지만 아마도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 브라질, 그리고 다시 콜롬비아를 거쳐 미국으로 갈 것 같습니당.  5월쯤?? 아님말구.

시간 많은 수크레에서 볼리비아 업뎃도 하고 여행계획도 짜고 정해지는 소식도 자주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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