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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Tanzania

[Day 426] 삶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바다, Matemwe.









matemwe에서 맞이하는 아침.

숙소 바깥 쪽으로 낮은 나무 담장이 있는데 아침 시간에는 그 바로 앞까지 물이 차서 철썩철썩 파도소리와 함께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눈보다 귀가 즐거웠던 잔지바르.

여행을 길게 하다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정보 없는 곳에 그냥 던져져서 컴퓨터나 아이폰을 붙들고 매번 다음 여행지의 정보를 찾는게 숙제.

하루종일 새로운 걸 보기에도 바쁜데 밤이면 스크린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눈에서 피로감이 자주 느껴진다. 심지어 한국에서 일할 때보다 더!

그러다 잔지바르에 와서 하루종일 선베드에 누워 따끈한 햇살 받으며 눈 감고 파도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듣고 있자니

새삼 새로운 감각으로 자연을 만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일부러 숙소에 와이파이 있냐고 묻지도 않고 아예 인터넷을 끊었던 3일.

나는 요즘도 눈이 종종 피곤해서 한국 가면 '집에서는 스마트폰 안 쓰기'를 하겠다고 선포(?)했는데 과연 지킬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 포스팅은 글을 적게 쓸테니 보고 계신 분들도 화면에서 몇 걸음 떨어져 드넓은 바다 풍경만 감상해보시길ㅋㅋ











원래는 다이빙만 하고 동남쪽 파제나 잠비아니 같은 다른 해변을 한군데 더 들러보고 싶었는데

이동도 뻐근하고 지금 있는 숙소가 가격대비만족도가 아주 훌륭해서 그냥 여기에 하루 더 있다가 스톤타운으로 가기로 했다.










슬슬 물이 빠지고 있는 오전 시간의 산책.

낮이 되면 너무너무 뜨거워서 걷다 금방 지쳐버린다.

















바다에 떠다니는 해조류도 많고 주민들이 만들어놓은 양식장 때문에 물에서 막 첨벙첨벙 놀기에 적합한 바다는 아니지만

투명한 바다와 함께 말그대로 새하얀 백사장은 정말 최고!


더구나 관광객들만의 천국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이 바다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이곳의 매력.

































































































우리가 애용한 식당, seles bangalows.











걷다 지치면 맥주 한 잔. 탄자니아 맥주는 이름도 킬리만자로, 사파리, 세렝게티 막 이런데ㅋㅋ 킬리만자로가 제일 맛이 좋다.




























어딘가 함께 걸어가고 있는 동네 사람들. 중간중간 마사이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마사이 사람들도 보인다.


마사이 사람들은 원래 멀리 본토에 살고 있는데 여기까지 와서 물건이나 투어상품을 팔고 있다.

마사이 사람들은 워낙에 마르고 길쭉하고 얼굴도 작아서 딱 보면 알 수 있음.


모로코에 있다와서 자꾸 중동이랑 비교하는게 미안하지만-_- 여긴 삐끼들도 중동과 확실히 다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웃으며 빼먹지 않는 인사 "잠보!(안녕)" 그리고 "카리부!(웰컴)"

우리가 필요없다고 노땡스 해도 잊지 않고 즐거운 여행하고 좋은 시간 보내고 가라는 말을 꼭 하고 보내준다. 밤이면 굿나잇!까지.


다음엔 스와힐리어를 배워서 꼭 다시 와야지.













































빈곤과 배고픔만을 떠올리며 낙인 찍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땅과 아름다운 사람들.


사람들은 아프리카를 떠올리며 너무나 쉽게 사람들이 게으르다 말하지만, 

이들이 일찍부터 서양사람들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아름다운 자연이 지금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나는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술 먹고 정신줄 놓는 어린 배낭족들이 제발 현지 사람들과 자연을 존중하고 망치지 좀 않으면 좋겠고 

(요즘 배낭족들이 태국 바다에서 흥청망청 놀면서 많이 오염시킨다고 함ㅠ)

현지인들이 그들이 누리고 지켜온 환경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그곳에서 더 행복해질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꾸 우리 기준으로 이들을 판단하려 들지 말고 도와준답시고 자꾸 가서 이것저것 지어놓고 그려놓고는 자기만족감에 취하지 말고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는 지속가능한 empowerment. 

뭐 조금 밖에 안 배운 내가 말해봐야 뜬구름 잡는 소리지만 마음은 그래.


글을 쓰는 지금 라오스에 오고 보니 특히나 중국에서 돕는답시고 멋대로 엄청 이것저것 짓고 바꾸고 가져가는 것 같아 무지 안타깝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