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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Colombia

[Day 547-548] 다시 안녕, 바다보다 뜨거운 도시 카르타헤나 (Cartagena de Indias)



산타 마르타와 카르타헤나는 수많은 여행자들이 함께 거쳐 가는 도시임에도 생각보다 직행버스가 없다;

중간에 바란끼야라는 카르타헤나보다 더 큰 도시가 있어서 대부분 바란끼야를 거쳐가는데 

버스에 따라 잠깐 멈췄다 가는 경우가 있고 거기서 사람 태운다고 한참을 정차하는 경우도 있고.

더군다나 카르타헤나의 버스터미널은 시내에서 저 멀리 4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서 버스에서 내려도 또 한참.


그래서 호텔이나 호스텔에서 직접 사람을 태워 카르타헤나 숙소에 내려주는 puerta a puerta (문에서 문) 서비스들이 생겼는데

대표적인 게 "marsol"과 "puerta a puerta"


하지만 marsol은 출발지에서나 중간에 바란끼야 거쳐가면서나 호객하느라 시간을 엄청 써서 5-6시간이 걸린다하고 현지인들에게 물어도 평이 별로,

puerta a puerta는 정확히 4시간이면 간다고는 하는데 버스가 하루 한번, 산타 마르타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곧 오전버스를 만드려고 준비 중이라고 했음. 2014년 4월 기준)


그럼 그냥 버스를 타야하나 고민하다 찾은게 berlinastur.

berlinas라는 버스회사에서 운영하는 버스인데 터미널에서 터미널이 아니라 센트로에서 센트로로 3시간 반만에! 데려다주는게 장점.

모르고 호스텔 직원 말 듣고 터미널 가서 표 사려다 헛탕 치고 다시 센트로까지 갔는데

산타 마르타-카르타헤나 직행버스는 자주 없어서 결국 30분마다 있는 바란끼야 거쳐가는걸 탔다-_-


뭐 그래도 버스에서 보낸 시간은 4시간 정도니 나쁘진 않았지만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3시간 반 걸린다고 생각했다가 4시간이 넘어가니 막 짜증이 나려고 하더라.

여행하면서 이런 것들이 절대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걸 배우고 또 배우고 마음을 내려놓았으면서도

어떤 정보를 듣고 "예측이나 기대"를 하는 습관도 그에 따른 실망도 완전히 내려놓아지진 않는가보다.


일반버스는 보통 바란끼야 거쳐 4시간-4시간 반 정도 걸린다 하고 20000-25000페소 정도,

berlinastur는 4시간 걸리고 36000페소.


카르타헤나 터미널에서 시내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버스를 타고 가겠다면 일반버스를 추천,

시간이 적게 걸리고 카르타헤나 터미널에서 시내까지의 택시비를 아끼고 싶다면 berllinastur가 낫다.

marsol이나 puerta a puerta는 42000페소로 들었음.











빨강 파랑 노랑의 선명한 콜롬비아 국기, 딱 그만큼 화려하고 선명한 원색의 도시 카르타헤나.

콜롬비아의 마지막 도시에 왔다.


그렇게나 그립고 궁금했던 콜롬비아, 그래서 다시 선택한 남미행인데 2주 만에 마지막 도시라니 짧아도 너무 짧은 느낌. 

앞으로 중미로 올라갈 계획인데 곧 아랫동네부터 우기가 다가오고 있어서 우기를 피해 올라가자는 생각이었고

그에 맞춰 콜롬비아에서 파나마로 넘어가는 구간을 마일리지 항공권으로 구매해놓은 시츄.


딱히 꼭 더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는 것도 아닌데 

미리 정해져 있다는 사실 때문에 뭔가 마음대로 일정을 바꿀 수 없어 괜히 더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워낙에 organized된 오빠와 달리 나란 사람만이 갖는 여행의 딜레마ㅋㅋ


그래도 콜롬비아의 다른 도시보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카르타헤나라 오래 못 있어도 아쉬움이 덜했던 이틀. 

카리브라 하기에는 부족한 누런 바다는 제껴두고 알차게 골목만 누려보자고!








헉 근데 너무 더운데?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 풀고 반팔티를 입고 나왔던 나는 몇 분 견디지 못하고 민소매 티셔츠로 갈아입고 나와야 했을만큼 너무너무 더웠다.

산타 마르타에 야간버스 타고 도착했던 아침, 잠결에 창 밖으로 내륙에선 안 보이던 흑언니들과 언니들의 유난히도 짧고 파인 옷차림을 보고

뭐지? 옷을 왜 저렇게 입고 있지? 하룻밤 사이에 우린 또 어디에 온거지? 마치 쿠바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 여긴 그렇게 입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곳이었어.

우린 또 쿠바에서처럼 타들어간다. 까맣게.









하지만 쿠바를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컬러풀한 카르타헤나의 골목.

집집 담장마다 한아름 핀 꽃들이 다른 어떤 곳보다 선명하게 빛나던 곳.


근데 너무 더웡.







점심시간 훌쩍 넘긴 그 땡볕 아래 배는 고프지만 세탁소 찾겠다고 헤매다가 발견한 세비체리아.


작년에 페루에서 제대로 세비체를 못 먹은게 일년 내내 한 맺혀 있었는데 

카르타헤나에도 제대로 된 해산물과 세비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많다며!?







하지만 역시 카르타헤나의 가격은 역시 만만치 않군.







결국 세비체리아에 들어와서 세비체는 보지도 못하고 맥주 한 잔에 해산물 샐러드 하나 시켜놓고 

우리가 제일 많이 하는 말 vamos a compartir (나눠 먹을거야)


후덜덜해서 사진도 후덜덜하지만 채소 더미에서 막 뒤져야 나오는 해산물이 아니라 진짜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가득 들어있어서 

같은 퀄리티로 한국에서 해산물 먹는거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었다. 양도 많고 맛도 물론 굳굳.


저녁은 다시 세비체에 도전해보자구.













더위 식히고 정신 차리고 본격적으로 올드시티 구경!

카르타헤나는 아직까지 잘 보존된 성벽과 함께 그 안쪽의 예쁜 올드시티에 관광객들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컬러풀한 골목의 어떤 곳들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라보까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여긴 뭐 대놓고 아르헨티나 식당이지만. 이름도 파타고니아. 시원한 바람이 그리운 파타고니아.












뜨거운 광장, atm이 다 모여있던 광장. 너무 더우면 한국에서처럼 은행으로 피신ㅋㅋ















형형색색의 아이스바를 보고 쪼르르 달려들어간 아이스크림 가게.







역시나 콜롬비아의 다른 도시에 비하면 비싸지만

이렇게 온갖 열대과일이 막막 통째로 막막 얼어있는 아이스바는 천상의 맛.







바로 요기 강추





























골목골목 보이는 경찰아저씨들. 덕분인지 아닌지 최근의 콜롬비아 관광지는 크게 위험하지 않다.
















아바나의 말레꼰이 생각나던 (물론 그보다 훨씬 밝지만ㅋㅋ) 카르타헤나의 바닷가.

아직 수줍어 보이는 커플들의 데이트 장소 같았는데 바라만 봐도 내가 괜히 두근두근 부럽네잉.







호스텔은 저녁 8시가 되어야 에어컨을 틀어줬는데 그 전에 들어가면 방이 너무 더웠지만

해가 지는 바닷가에 나와 바닷바람을 맞으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저녁은 다시 한번 세비체리아!







와오 신세계.







보통 세비체는 왠지 비슷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이건 흉내도 낼 수 없을 것 같은 요리.

맛만 보자고 하나만 시켰다가 완전 감동해서 정신 잃고 하나 더!


맥주까지 다 해서 둘이 한 끼에 50불 정도 썼으니 배낭여행자에게는 엄청난 지출이지만 사실 그 값이 아깝지 않은 식사였다.

우리가 여기 언제 또 와서 세비체를 먹어보겠냐며. 그 때 리마에서 세비체 안 먹고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기억하며. 

하루종일 이동에, 땡볕 아래 걷기에 지친 마음을 순식간에 조증상태로 만들어준 세비체리아!








커피의 나라지만 종종 호스텔에서 주는 커피는 믿을 수 없을만큼 맛이 없어서 후안 발데스로 기어들어가 시작하는 아침.

여러 후안 발데스에 가봤지만 카르타헤나 올드시티의 아침시간 커피가 제일 굳ㅋㅋ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싸움난 줄 알았는데 열심히 축구시청 중.

세계 어딜가나 축구열풍이지만 브라질 월드컵으로 더욱 더 들뜬 것 같은 라틴아메리카.

콜롬비아 길거리에는 colombrazil 이라 하며 브라질 월드컵을 자축할 정도다ㅋㅋ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에서 보던 알파카 기념품들과 달리 콜롬비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색감과 동그란 디자인의 가방.

이제 여행이 길게 남지는 않았으니 하나 사볼까 하는 유혹이 떠나질 않았지만 뜨개가방은 걸쳐만 봐도 너무 덥고 무거웠당ㅠ











Getsemani (겟세마니) 지역.

센트로 상업지구에서 살짝 벗어난 주거지역으로 저렴한 호스텔, 아기자기한 레스토랑, 무엇보다 벽마다 엄청난 그래피티들!



























그리고 치느님!


킁킁. 이게 웬 둘둘치킨 냄새여? 하고 자동적으로 이끌려 들어갔는데ㅋㅋ

살 엄청 많은 닭다리에 삶은 감자까지 단돈 천원. 

우리처럼 손 더러운 애들을 위해 비닐장갑을 주는게 뽀인트.




























제일 조용하고 예뻤던 숙소 앞 골목.


도미토리 치고 가격은 좀 있지만 밤에 에어컨 틀어줘서 숙면하고 

가까운 거리에 산 디에고 광장과 해변이 있어서 저녁에 산책하기 좋고

우리가 완죤 사랑했던 세비체리아는 바로 옆집.







마지막은 해 지는 말레꼰.







남미 이후 다른 나라를 떠나며 이런 아쉬움을 가져본 적이 있었나.

그러고보니 그런 기억이 거의 없네. 여전히 참 특별하긴 한가보다 남미가.


하지만 다가오는 곳 또한 라틴아메리카! 

그곳 또한 이처럼 뜨거울 테니까!

아쉽지만 다시 안녕, 또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