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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Chile

[Day 146] 산티아고에서의 외출, 항구도시 Valparaiso

산티아고에서 1시간-1시간 반정도 거리, 태평양 연안의 아기자기한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에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보통 발파라이소와 옆동네 Vina del Mar라는 휴양지에 함께 다녀오는데, 우린 이 때 바다가 별로 안 땡겨서 발파라이소만ㅎㅎ


산티아고 Universidad de Santiago 역과 연결된 버스터미널에 가면 버스가 거의 10분 단위로 자주 있다.

우리가 갔던 날은 토요일 

론리에서 주말에는 관광객이 많아 돌아오는 버스표를 미리 사놓는게 좋을거라고 했는데 돌아올 때 보니 버스는 텅텅 비어있었다.






발파라이소에 도착하니 버스터미널 앞에서 귀여운 남학생이 친절하게 영어로 이것저것 다 설명해준다. 아 이곳은 칠레!

지도도 공짜. 지금 미국에서는 어딜가나 안내지도가 공짜지만 남미에서는 지도 구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암튼 터미널에서 시내는 멀지 않아서 걷을 수 있는데 왠지 역사 깊어보이는 트램이 타보고 싶어서 갈 때만 타봤다ㅎㅎ







발파라이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천국의 골짜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아름다운 거리는 높은 언덕 위에 있어서 아센소르가로 부르는 이런 트램을 타고 올라가고들 한다. 물론 우린 걸어갔지만ㅋㅋ





언덕 아래는 그냥 남미 어디쯤의 항구마을 같다. 

친근한 바다 비린내, 친근하지 않은 해산물 가격(우리가 기웃거려본 식당들에 비하면 산티아고 중앙시장이 더 저렴!)


여기서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지나가는데 갑자기 어떤 아주머니가 조심하라고 목에 잘 걸고 가라고 주의를 주심. 







걸어올라가는 길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이미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컬러풀한 거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피아노 계단










언덕 위에 올라 바라본 바다 풍경, 저기 보이는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비냐델마르가 나올텐데.
































참 아기자기하고 예쁘긴 한데, 가기 전에 찾아본 다른 여행기에서처럼 며칠이고 머무르고 싶은 정도의 감흥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한국에서 하루 예쁜 동네로 데이트 나온 딱 그런 느낌.


관광지 냄새를 지울 수 없는 것도 그렇고 음식점 가격도 만만치 않고.

우린 언덕을 오르기 전에 너무 배가 고파서 길 가는 동네사람한테 여기서 맛있고 저렴한 식당 없어? 했더니 친절히 데려다주셨다.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들 와서 맥주 한잔 하면서 간단히 먹고 가는 식당이었는데 먹고 올라가길 잘 한 듯ㅎㅎ










한참을 걷고 힘들 때 간단히 맛본 케잌이랑 아이스크림. 이게 얼마만에 보는 케잌이니!






칠리안 커플들도 이곳에서 추억만들기에 한창ㅎㅎ







유명한 시인 네루다의 생가가 있다는데 가보고 싶었지만 귀찮기도 하고 산티아고에 있는 네루다 박물관에 가면 되지 하고 패스.

그런데 산티아고에서도 귀찮아서 결국 못감ㅋㅋ






이곳의 바다가 반짝이는 에머랄드빛이었다면 언덕 위의 마을이 지금처럼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항구마을 특유의 비릿함, 어두침침함이 알록달록한 거리와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발파라이소.


아팠던 몸과 편안하지만 조금은 지루했던 산티아고 휴식기에 생기를 불어넣어준 간만의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