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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France

[Day 320] 가까이 하기엔 너무 비싼 당신, 르와르의 고성들 (Châteaux de la Loire)


드디어 본격적인 프랑스 여행이 시작되는 아침!이지만 여전히 피곤하기만 하당.

르와르 고성지대는 Loire valley를 따라 수많은 성들이 있다-는 것 말고는 아는게 없는 상태ㅋㅋ









참고로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르와르 고성지도. 이렇게나 많다!


캠핑장에서 검색을 좀 해보려고 했지만 와이파이는 먹통이고 결국 캠핑장에 있던 근처 지도와 몇몇 안내 팜플렛을 쓱- 보고

여기! 여기! 사진만으로 맘에 드는 성 몇 개를 골라 길을 나섰다.









첫번째 목적지로 향하는 길 바라본 Blois (블루와)


프랑스에서 차를 타고 달릴 때마다 언제나 생각했지만 유럽에서도 유난히 크고 비옥해보이는 땅 

(이탈리아에 오니 비옥하다 못해 기름이 줄줄 흐르는 것 같지만)


이날도 르와르 강을 따라 늘어선 성들과 주변 땅을 보면서 주로 나눈 대화

예전부터 여긴 참 비옥했겠지? 그래서 돈 있는 애들은 이런데다 성 짓고 호의호식 놀러다녔겠지, 사람들 부려먹으면서. 










샤또 Chambord


이제 아름다운 걸 봐도 동화같은 상상에만 빠져들 수 없는 나이가 된건지 원래 그런 사람들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잠시나마 그림 같은 성의 모습 그 자체에 빠져들어 멍 하니 바라보게 만들었던 곳.










샹보르성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드넓은 정원만큼은 입장료 없이 맘껏 걷고 즐길 수 있다는 점!


대부분 성 입장료가 우리에겐 너무 비쌌던지라 이날은 그냥 겉에서 바라보는 성의 모습에만 만족해야 했는데,

다른 곳들은 심지어 담으로 둘러싸여 성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흑.


한 사람에 10유로 정도니 다른 여행자들에겐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우리에겐 하루 숙박비를 넘기는 가격이기에ㅋㅋ

성 몇 군데 묶어 약간 할인되는 투어도 있는 것 같으니 찾아보시길.









정원에 앉아 성을 바라보며 준비해온 점심 맛나게 냠냠

그늘에 앉아 점심을 즐기는 여유라니, 아이슬란드에서 나오긴 나왔구나 우리.


워낙 넓어 사람이 많아도 여유롭당














가까이서 보면 무슨 레고 장난감 같을 정도로 앙증맞은 디테일.

누가 지었는지 (지으라고 시킨 왕 말고 진짜 뚝딱뚝딱 지은 바로 그 사람들!) 대단하다 정말.

























샹보르에서 나와 다른 성으로 향하던 길, 아까 봤던 블루와에 잠시 멈춰 동네 구경









예상치 못한 성당에서 잔다르크 만났다고 오빠가 좋아라했던 곳.

우리는 안 가본 쉬농성이란 곳이 잔다르크와 관련된 것이 많다고 하는데 미리 알았음 좋았을걸.









샤또 Amboise










관광객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던 골목을 지나









성에 들어가보려다 또다시 비싼 입장료에 포기ㅠ


사실 여기선 쿨하게 단번에 포기한건 아니고 서로 혹시나 들어가고 싶어하는건 아닐지 눈치보면서 

'보고 싶어? 보고 싶으면 들어가자~'를 한참이나 반복하다가 결국 패스.


둘이 함께 하는 여행은 혼자 하는 여행보다 장점이 많지만 우리의 경우 이런게 어려운 점 같다. 

나 때문에 상대방이 원하는걸 못하게 되진 않을까 걱정하는거.


아무래도 이날은 오빠가 나보다 더 들어가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

방금 이 포스팅 제목 뭘로 할까? 물었더니 바로 '입장료 지옥'으로 하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오빠의 마음을 반영한 제목임.



지금 찾아보니 여기가 무슨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노년을 보냈던 곳이란다. 들어가볼 걸 그랬나ㅋㅋ

더 잘 알고 봤으면 다른 느낌이었을까?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늘 그렇듯 직접 다녀온 곳의 새로운 면모를 뒤늦게 알게되는 재미도 나쁘지는 않다.










아쉬운 마음에 성곽 따라 마을길 산책에 나섰는데

마을에서 바라보면 너무 높아서 목이 아플 정도로 높았던 성, 그마저도 잘 보이지 않아 무슨 성이 이렇게 콧대가 높아 흥! 했던 우리ㅋㅋ

성마다 다른 기능이 있었겠지만 성 밖의 사람들과 지나치게 단절된 느낌은 왠지 별로다.










집집마다 눈길을 끌던 누군가의 창가.
















더워서 젤라또!


이날 먹은 젤라또가 이탈리아 와서 먹은 수많은 젤라또와 견줄만큼, 대부분의 젤라또보다는 더! 맛있었다는 놀라운 사실.

우린 모르고 걍 들어갔는데 뒤에서 한국사람들이 얘기하는거 슬쩍 들어보니 어떤 이탈리아 사람이 프랑스에 만든 체인점이라나. 

빠히 다시 가면 또 먹어야징! (부디, 젤라또를 먹을 수 있는 날씨이기를)










성에 안 들어가고 겉만 훓는데도 시간이 만만치 않게 걸린다.


중간중간 스쳐지나온 성들의 사진은 생략하고 오늘의 마지막 샤또 Usse.

여기도 몰랐는데 지금 보니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배경이 된 곳이라네!









가장 외곽에 이름도 없고 사람도 없는 곳이라 입장료가 좀 저렴할까 싶었는데 왠걸, 더 비싸.

우리만 비싸서 안 들어가는거 아님! 나이 지긋한 유럽 할머니할아버지들도 가격 물어보고 휙 돌아서는거 많이 봤음.










성 서너개 대충 보는 것만으로 하루가 다 갔는데 원래 심지어 우리는 성 보고 다른 도시로 이동까지 할 야심찬 계획이 있었다ㅋㅋ

짐문제로 빠히에서 늘어진 시간 때문에 조금 서두르고 싶었던 마음이었는데, 그냥 이쯤에서 쉬어가기로 함ㅋㅋ










usse성 옆에 있던 작은 캠핑장 camping de la blardiere.


acsi 캠핑책에 정보도 없고 길 한켠 캠핑장 표시 보고 들어간 정말 작은 캠핑장이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프랑스 캠핑장답지 않게 아주 깨끗하고 한적하고 맘에 쏙 들었던 곳.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acsi 캠핑장보다 길 가다 찾아들어간 이름없는 캠핑장들이 오히려 더 저렴하고 좋았던 것 같다.

(이건 프랑스의 경우다. 이탈리아는 무조건 acsi 할인이 훨씬 저렴함!)


acsi 책자보면 캠핑장도 별 3개, 4개 이런 식으로 평가가 되어있는데 우린 주로 별 많은 데는 더 피해다님.

그런 곳들이 사람많고 시끄럽고 그만큼 더 더러운 경우가 많다. 와이파이도 유료이거나 먹통이고.


여긴 와이파이가 아예 없는 곳이긴 했지만 그냥 자연이 좋아 나무소리, 바람소리, 멀리 들려오는 종소리에 파묻혀 있기 딱 좋았다.

이곳 캠핑장 아저씨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셨는데 스페인어가 통해서 서로 매우 좋아라 스페인어로 얘기했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