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세잔의 고장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
또다시 일요일이라 보르도가 떠올라 걱정을 좀 했는데 그 때와는 달리 날씨도 좋고 활기찬 거리
왜인지 모르지만 엑상프로방스에는 명품샵이 정말 많았는데 일요일이라 가게는 모두 문을 닫아
오히려 골목골목 거리와 집들만 남은 본연의 엑상프로방스를 느끼는 것 같아 더 좋았다.
골목 어귀에서 들려오던 플룻소리.
음악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들려주기" 위해 연주하시는 것 같았는데
음악은 찰랑찰랑 연주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하고 감상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여유롭고 오랜만에 아주 평화로웠던 순간.
나는 엑상프로방스가 참 좋았다:)
여기도 시장
왠지 할아버지들이 꽃 사가는 모습은 언제 봐도 훈훈~
이것저것 궁금했던거 시식도 해보고
염소치즈는 못 먹겠음ㅋㅋ
강한 치즈 나보다 잘 먹는 오빠
요렇게 앙증맞은 호박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왕따시만한 토마토도 있다 흣.
이런 아기자기한 주말 정취와 문은 안 열었지만 즐비하던 명품샵들과 참 안 어울리게 엑상프로방스의 거리는 의외로 매우 지저분했다.
원래 프랑스가 그리 깔끔한 나라는 아니지만 이번에 가본 도시들 중 제일.
그런데 한번 맘에 들어버려서, 지저분한 거리도 왠지 정감 있네ㅋㅋ
폴세잔의 정취를 따라 아뜰리에를 찾았으니 점심시간ㅜ
유럽여행하면 늘 이 점심시간이 문제.
우리가 캠핑장에서 나와 움직여서 어딘가 가면 주로 11-12시 근처인 경우가 많았는데 꼭 12시부터 점심시간.
12-3시에는 주유소에서 현금 받는 사람도 쉬고 이탈리아에선 심지어 마트도 안 했다 4시까지.
힘겹게 그림을 그려온 반 고흐와 달리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자란 폴세잔은 이렇게 아뜰리에도 있고 가족들이 살던 으리으리?한 집도 남아있다.
여기도 점심시간이었지만 정원에는 들어가볼 수 있어서 가볍게 구경
우리나라에선 말도 안 되게 비싼 폴이지만 여기선 완전 대중적인 빵집.
오늘 점심은 케잌이당ㅋㅋ
기다려서 아뜰리에에 들어가볼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자연 속으로.
바로 폴세잔이 그린 Montagne Sainte-Victoire 시리즈의 실제 배경이 된 산이 엑상프로방스에 있다.
(그림출처 위키피디아)
사실 전날 묵었던 캠핑장이 이 산 바로 앞 완전 경치 끝내주는 마을 안에 있었는데!
우와 좋다- 하고 밥 해먹고 어영부영하다보니 해가 지고, 아침에 나오면서 또 우와 좋다- 또 보이겠지 나중에 보자 했는데
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려고 하니 길이 갑자기 끊겨 포기.
다시 차를 타고 가봤는데 오전과는 다른 방향을 알려주는 네비.
다시 돌아가긴 귀찮고 다른 뷰포인트에서 조금 떨어지는 뷰를 보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지도 그림으로 보면 이렇게 신기하게 생긴 편평한 바위산 뒤로 삐죽삐죽 산봉우리가 이러진 신기한 지형.
캠핑장에선 저게 보였는뎅ㅠ
암튼 엑상프로방스에 간다면 시내보다 Montagne Sainte-Victoire!
가보면 폴세잔이 이 산을 왜 그렇게 그려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당ㅎㅎ
자전거를 타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아보이던 주변 도로
하루쯤 더 있고 싶었던 엑상프로방스였지만 아름다운 산과 길을 뒤로 하고 안녕.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도시!
며칠 뒤 독일에서 친구를 만날 날이 정해져 있어서 북으로 달려야 했다.
그 전에 알프스는 꼭 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도 바쁘게 헉헉.
북으로 향하면서 잠깐 들렀던 아비뇽
엑상프로방스와 달리 일요일이라는게 퐉퐉 실감나게 썰렁했던 시내.
아비뇽은 과거 교황청으로 유명하지만, 알잖아 우리 입장료 안 좋아하는거ㅋㅋㅋ
진짜 교황이 사는 교황청 나중에 갈거니까! 하고 미련없이 패스.
아비뇽의 또다른 명물 St Bénezet 다리.
론강 홍수로 반쯤 끊어지고 지금의 모습만 남았다고 한다.
내려가기 귀찮았던 우린 시원한 바람이 좋았던 성벽 위에서 아- 그렇구나 한번 하고 금방 내려왔더랬다.
조금은 아쉬웠던 엑상프로방스, 잠깐 스쳤는데 하나도 안 아쉬운 아비뇽까지.
오늘 자면 내일은 알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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