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편 제목은 오빠의 센스ㅋㅋ
돌아온 체코.
밤늦게 도착한 프라하.
미리 알아보니 프라하 중심지는 숙소도 비싸고 주차도 애매해서 (체코에선 차조심하란 얘기 많이 들어서) 외곽에 주차장 있는 곳을 예약하고 갔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숙소도 별로지만 주차장이 따로 없고 어두컴컴한 길 건너편에 그냥 세우란다-_-
주차장 있다며. 안전해? 물었더니 다들 거기 세워. 그냥 차 안만 비워놔. 물건 있으면 털려. 라는 무책임한 반응-_-
완전 짜증났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다시 숙소 찾기도 어려울 것 같고 일단 차 안만 잘 정리해놓는 수 밖에.
퀴퀴한 방에 들어와 브로츠와프에서 사온 수제버거를 우적우적 먹으며 폴란드를 그리워했던 밤.
프라하 시내 구경 전에 프라하에 대해 좀 알고 가자며 영화 '프라하의 봄'을 봤는데 오빤 영 지루했는데 보다가 쿨쿨.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의 체코 침공과 탄압 그 와중에 벌어진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막 재밌진 않지만 몰랐던 그 시대의 체코 역사를 이해하기에 괜찮았던 것 같다.
여행하면서 얼마나 무지했는지, 세상 곳곳에서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관심 같지 않으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 이야기들. 지금 한국에서도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더만 휴.
날이 밝고 씨닉이 무사한지 먼저 확인하고! 얼른 짐 챙겨 숙소부터 옮기고 지하철 타고 시내로 나섰다.
바츨라프 광장에 내려 쭈욱 걸어내려가기로.
빈에서 공연 하나 못 본게 계속 아쉬웠는데 프라하에서 하나 봐볼까 기웃기웃거리다 결국 귀찮아서 패스.
걷다보니 구시가지 광장.
프라하에서 사람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에 가면 일단 예쁘다. 참 아기자기하고 체코스럽게.
예쁜데, 근데 사람이 너무 많다.
프라하는 우리가 가본 유럽 도시 중에 로마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은 관광지였다.
광장도 바글바글, 하지만 조금 이따 카를교 가면 더 바글바글.
광장 한켠에선 체코에서 많이 먹는 돼지바베큐.
조금만 맛보려고 했는데 적은 양은 안 판다고 해서 패스ㅠ
그냥 광장에서 먹을걸. 걷다 지쳐 대충 골라 들어간 레스토랑, 가격이 다른 곳보다 조금 싼 것 같아 들어갔는데 그냥그냥.
프라하에 가면 꼭 먹어보라는 돼지무릎요리 꼴레뇨. 원래 족발 별로 안 좋아하는 나는 별로.
다른 곳처럼 바베큐 꼬챙이에 매달려 나왔으면 비쥬얼은 더 먹음직스러웠을텐데.
배 채우고 향한 곳은 무하미술관!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활동한 아르누보 스타일의 화가 알폰스 무하의 작품이 전시된 박물관이당.
내부사진은 찍을 수 없어서 외관만.
그림이 예쁘기도 하지만 그 시대에 이런 독특한 느낌의 디자인을 시도했다는게 참 대단한 것 같다.
무하 자신은 상업적인 디자인보다 예술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는 하는데 결국에는 시대가 원하는대로 흘러갔는지 상업적으로 많이 쓰인 그의 작품들.
오빤 지금처럼 컴퓨터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손으로 그래픽을 한 사람이라고 신기해했다.
미술관에서 나와 까를교와 프라하성으로 가기 위해 다시 광장 쪽에 왔더니 정각이 되었는지 천문시게 앞이 인산인해.
올로무츠 천문시계보다 더 웅장하고 멋지긴 하지만 사람도 넘 많고 퍼포먼스도 넘 짧다ㅋㅋ
까를교 위에는 정말이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한장 건지기 쉽지가 않다.
프라하를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강 건너 프라하성.
예전에 드라마에서 보고 상상했던 프라하만큼 아름답거나 로맨틱하진 않지만 알록달록 건물들, 붉은 지붕이 예쁘기는 하다.
내 안에 너 있다- 이게 파리였나 프라하였나ㅋㅋ
건물들도 조각들도 딱 체코만의 느낌이 있다.
약간은 정형화된 틀을 벗어난 듯하면서 화려한 듯 하면서 부드러운 느낌.
아는 것도 가이드도 가이드북도 없이 이것저것 보면서 우리끼리 느끼고 하는 이야기들ㅎㅎ
아, 유난히도 체코 조각이나 그림 속 인물들은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느낌도 있었다. 꼭 손으로 뭔가 하거나 뭘 들고 있거나ㅎㅎ
사람에 많은데서 빨리 지치는 두 사람. 완전 헤롱거리며 다리 건너자마자 스벅으로 기어들어가 카페인 보충하고 다시 힘을 내 프라하성으로!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샵들과 인형가게들.
우연히 찾은 한 디자인샵에서는 너무 예쁜 디자인의 카드가 하도 많아서 한참을 고민하며 몇 장 골랐는데
사려고 가격을 물었더니 너무 비싸서 골랐던거 다 내려놓고 나와야 했다ㅠ 물가만 보면 프라하는 체코가 아닌 것 같다 엉엉ㅠ
프라하성에서 보고 싶었던 성 비투스 대성당
아까 그 알폰스 무하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싶어서!
우아, 예쁘당.
빈에서는 클림트, 프라하에서는 무하.
이날은 무슨 공휴일이었는데 성당에서 나오니 사람들이 웅성웅성. 체코 대통령 봤당!
성에서 바라본 프라하
예쁘긴 예뻐.
프라하가 사랑하는 또 한 명의 예술가, 바로 작가 카프카.
카프카 박물관은 안 들어가고 그냥 그 앞에서 쉬하는 조각 구경만.
엉덩이 부분이 좌우로 왔다갔다 움직이는 귀여운 조각, 완전 체코스러운 감각ㅋㅋ
체코하면 맥주인데 그 중에서도 프라하에 왔으니 알아주는 양조장 한 군데 정도는 가줘야지!
원래는 필스너랑 부드바랑 여러군데 돌며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컨디션이 영 별로라 찾기 쉬운 곳으로 가다보니 제일 흔한 필스너만ㅠ
부드바는 마트에서 사먹자고! (부드바는 미쿡 버드와이저가 이름을 따다 쓴 사실은 원조 버드와이저)
다시 까를교를 건너 야경사진 찍기 좋다는 건너편 포인트를 향해
여행할 때 해가 일찍 지는건 참 별론데, 피곤한 날 야경이 보고 싶을 때 빨리 어두워지는게 반가운 날도 있다 큭. 여전히 사람은 많구만!
이것이 프라하의 야경! 까를교와 프라하성.
부다페스트 야경 보고 프라하는 전혀 기대를 안 해서 기대보단 아름답고 좋아서 추위에 떨면서도 한참을 바라본 야경이었지만
역시 그래도 부다페스트가 짱인 것 같다. 야경은 부다페스트!
프라하, 참 예쁘고 개성있고 그 개성이 꽤나 맘에 드는 도시였다. 그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매력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하지만 늘 그랬듯 사람 많은 도시에서 우린 탈출하듯 하루 만에 프라하를 떠나기로.
아, 맥주 다 못 먹어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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