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 옮긴 두번째 숙소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주차도 건물 바로 앞이고 깨끗하고 30유로 좀 안 되는 가격에 햄 치즈 계란 다 나오는 배부른 아침까지.
프라하를 하루만 보고 떠나기 조금 아쉬웠는데 어젠 쨍쨍하던 하늘이 흐리흐리. 미련 없이 떠날 수 있게 되었구만.
숙소 아주머니가 이로써 여름이 끝났다고 했다.
윈터 이즈 커밍! 슬슬 유럽을 떠날 때가 되었고 씨닉이 리스 기한도 며칠 남지 않았다.
체코를 나가면 남은 나라들은 물가도 지옥. 근데 캠핑은 꿈도 못 꿀 날씨. 빨리빨리 찍고 뜨는 수 밖에ㅠ
이날은 별다른 계획 없이 프라하를 떠나 독일까지 달리기로 했다.
그냥 가긴 아쉬우니 가는 길에 체코에서 가장 인기있는 맥주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의 고향 플젠(Plzen)에 들러 점심 먹으며 한잔만 더 하기로.
그전에 잠깐 오랜만에 대형마트도 들렀다.
유럽에서 장볼 때는 주로 저렴한 디스카운트 마트만 다녔는데 큰 마트에 가서 맥주코너를 보고 싶었다.
계속 필스너만 마셨으니 또다른 체코 맥주 부드바도 좀 사갈겸!
부드바는 미국의 버드와이저(Budweiser)와 사실상 이름이 같다, 발음이 다를 뿐.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이 이름을 가져다 쓴거라 상표권 분쟁이 계속 있어왔다는데
결국 유럽에서 버드와이저는 '버드'로 팔리고 미국에서 부드바이저는 '체크바'로 팔리고 있다고ㅋㅋ
플젠에 오기 전 맛집 한두개를 찾아놨는데 길을 못 찾고 헤매다가 문 연 곳이 거의 없어 아무데나 들어가 저렴한 점심메뉴.
그래도 필젠에서 필스너 우르켈 먹어봤으니 됐당ㅋㅋ
밥 먹고 대충 봤을 뿐이지만 특별함은 없어보였다.
시내에 맥주박물관이 있고 외곽에는 큰 양조장에서 투어가 가능해보였지만 여느 체코 도시와 비슷한 거리 풍경.
가는 길이 아니라면 굳이 맥주 먹어보러 찾아갈 도시는 아닌 것 같았다. 옥토버 페스트만큼 큰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그 때를 노려보는 건 괜찮을듯.
입맛따라 다르고 맥주마다 다르겠지만 진정한 맥주 매니아들이 가장 최고로 치는게 바로 체코맥주라는데 우린 둘다 벨기에나 독일에 한 표를 던질 듯.
체코맥주 중에는 유명한 필스너나 부드바보다 브르노에서 먹은 스타로브르노가 제일 좋았당.
클라우디아가 체코는 폴란드보다 종교의 영향력이 세지 않아 옛날부터 더 개방적인 성향이 강했다고 말해줘서일까
그 뒤로는 살짝꿍 유치하면서 위트가 넘치는 체코만의 센스가 자꾸만 눈에 더 띈다. 맘에 들어~
플젠에서 점심 먹고 출발했는데 이젠 정말 해가 빨리 진다ㅠ
프랑크푸르트 근처 아울렛에 도착하니 캄캄.
원래 꼭 사고 싶었던 오빠 운동화는 마땅한게 없어 못사고 볼리비아에서 한번 수선했는데 끈이 또 떨어진 보조가방을 대신할 등산가방만 하나 건졌다.
20리터 튼튼이 등산가방이 20유로니까 3만원 정도니 싸긴 무지 쌌다.
오랜만에 이런 곳에 오니 눈이 휙휙! 특히나 여행하면서 1년 넘게 못 입어본 종류의 옷들, 신발들에 눈이 휙휙! 돌아가는데
결국 여행하면서 입고 신지 못할 것들은 들고 다닐 엄두도 안 나고 주머니도 가볍고 눈물을 머금고 소세지빵만 먹고 나왔다 흑흑.
언젠가 다시 오고 말겠어. 트렁크 끌고ㅋㅋ
아울렛에서 나와 다시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니 갑자기 나타난 도시,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가 보고 싶었던 건 아니고 그냥 이동경로 상 여기서 하루 자야할 것 같아 왔는데 들어서자마자 서울 어딘가에 던져진 기분이었다.
밤에만 봐서 모르지만 여의도 느낌? 마침 기아도 보이네.
프랑크푸르트도 숙소가 넘 비싸서 미리 저렴한거 찾아 예약하고 왔는데 헐 도착하니 우리가 늦게 와서 다른 사람한테 방을 줘버렸단다.
뭐야 이제 일곱시 밖에 안 됐구만-_- 주인이 인도사람 같았는데-_- 어이가 없어도 방이 없다니 어찌할 도리가 없고 다시 숙소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차를 타고 시내를 뱅뱅 돌며 차 안에서 겨우 와이파이를 잡아 시내 외곽에 있는 방을 겨우 찾아갔다.
차가 있어 좋은 점, 멀어서 그나마 저렴한 숙소를 잡을 수 있다는거. 우린 위치 상관 없으니까.
다시 배낭 매고 숙소 찾아 헤매니까 차가 그립다. 안 그리울 줄 알았는데 흑흑.
암튼 헤메느라 시내를 하도 뱅뱅 도는 바람에 프랑크푸르트 시내 구경까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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