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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Ecuador

[Day 92-95] Cuyabeno reserve 정글투어 (2)

 

 

 

 

셋째날 아침, 숙소 이름과 같은 시오나 부족 마을을 방문하는 날

 

숙소에서 또다시 보트로 2시간 반을 타고 가야 마을이 나오는데 그동안 또 열심히 아마존 강에 사는 동물들을 살피며 마을로 향했다.

이틀을 지냈더니 루이스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도 처음보단 보는 눈이 꽤 생긴 것 같았다 :)

 

 

 

 

 

 

 

 

 

 

파리 한 마리도 색깔이 남다르다. 초록빛이 번쩍번쩍.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운좋게 또 보게 된 큰 뱀ㅋㅋ

 

 

 

 

 

사실 아마존 전통 부족이라고 해서 티비에서 보던 정말 옷도 안 입고 사는 그런 깊숙한 마을을 상상했는데

루이스가 도착했다고 해서 둘러보니 내 상상과는 너무 다른 마을이었다. 훨씬 현대적이라고 해야할까.

 

 

 

 

 

 

 

 

 

마을 안에는 나름 현대적인 건물들도 있고 학교도 있다.

 

이전에 페북에는 한번 글을 쓴 적 있지만 에콰도르는 나라가 작아서인지 비포장이라도 산골 구석구석까지 도로가 있고

드문드문이라도 버스가 다니고 10학년 정도, 여기서 부르는 secondary school 까지는 정부에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 시오나 마을 아이들도 모두 학교에 다닌다고 했다.

다만 역시 아마존이라 하이랜드보다는 접근성이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병원은 정부에서 지어줬지만 의사가 없어서 전통 샤먼들에게 의지하는 편이고 병원에 가려면 배를 타고 6시간을 나가야한다.

여자아이들도 학교에 다니기는 하지만 초등학교를 마치면 12-14살 정도에 부모님이 정해준 사람과 결혼을 한다고 한다.

 

처음엔 상상했던 그런 마을이 아니라 살짝 실망도 했지만

이런저런 설명을 듣다보니 이렇게 문명을 받아들이는 한편 여전히 전통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아주 흥미로웠다.

모두들 언제까지고 수백년 전의 모습만 고집하고 살아갈 수는 없을테고

어떻게 현대적인 삶과 조화를 이뤄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부터 궁금하기도 했었다.

 

최근 6-10년 사이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다 크리스챤으로 개종을 했다는데 어떻게 한번에 그럴 수 있는지 아직도 신기하다.

 

 

 

 

 

도착하니 점심 때가 다 되어 우리로 따지면 쌀과 같은 주식 유카로 빵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밭에서 직접 뿌리부터 캐고 그 자리에서 갈아 전통 방식으로 굽는 과정을 보여주는 거였는데,

이렇게 관광객이 올 때마다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이런 식의 투어를 진행하는 것이 수입원의 일부라고 했다 (인당 2달러).

 

 

대부분의 채소는 이렇게 직접 재배해서 자급자족하고 남자들은 사냥을 하는 삶의 방식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고

가끔은 옆 마을에 가서 필요한 물건과 교환하기도 하고, 관광 등으로 벌어들인 돈은 시내에 나가서 사용한다고 한다.

 

 

 

 

오늘 우리에게 빵을 만들어준 사진 속 아주머니는 겨우 25살인데 5명의 자녀가 있다고 했다.

 

 

 

 

 

 

 

막 캐온 유카를 갈고

 

 

 

 

물기를 쫙 짜고

 

 

 

 

고운 가루를 만들어서

 

 

 

 

구우면 완성! 맛은 누룽지 같다ㅋㅋ

 

 

 

 

정글에선 그렇게 가까이서 얼굴 한번 보기 힘들던 앵무새를 여기선 애완용으로 키우고 있다!

 

 

 

 

 

 

 

 

근데 얘가 막 물어? 완전 긴장한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들이 치장할 때 사용한다는 빨간 색 열매

 

 

 

 

 

이번에는 마을 샤먼을 찾아갔다.

 

 

 

 

샤먼 아저씨 집도 옷도 다 너무 새거라 살짝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ㅋㅋ

 

아마존 정글에는 여전히 이런 샤먼들이 많고 샤먼들만이 사용하는 신비한 음료 아야와스카를 체험하러 오는 외국인들도 많다.

마시면 약간의 환각상태?에 빠져서 본인이 만나고 싶은 무의식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데

일부 롯지에서는 그 음료를 마시는 체험도 투어에 포함시킨다고 했다 (한번 마시고 해독되려면ㅋㅋ 최소 3-4시간은 걸린다).

 

우리도 무의식의 세계가 궁금하긴 했지만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아서 다음을 기약하고 맛만 살짝 봤는데 엄청 쓰고 오묘했다.

근데 샤먼 아저씨 저런 옷 입고 음료는 막 페트병에서 따라주는게 왠지 웃겼다ㅋㅋ

입고 있는 의상과 몸의 장신구는 본인이 아야와스카를 마신 상태에서 본 어떤 모습을 형상화한거라고 했다.

 

 

 

 

 

이건 정글에서 사용하는 사냥도구 체험- 앞에 있는 기둥에 세워둔 작은 바나나 맞추기!

입으로 훅- 불면 화살이 정말 세게 날아가서 꽂힌다. 두번 만에 성공!

 

 

 

 

 

 

이날은 살짝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판쵸를 꺼내 입고!

 

 

 

 

비가 그치면 얼른 벗어 말리기를 반복ㅋㅋ

 

갈라파고스 포스팅에서 방이 엄청 습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부터 눅눅해진 옷과 가방을 들고 바로 정글로 향한 우리.

습도 99.9%의 정글에서 이미 눅눅했던 옷가지들은 몽땅 축축해졌고ㅠ 틈만 나면 햇빛에 말려봤지만 그닥 소용이 없었다.

롯지에서 빌려준 장화도 안이 다 젖어 있어서 막판에는 더이상 입을 옷도, 신을 양말도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ㅋㅋ

 

 

 

 

 

그렇게 배를 타고 가는데 루이스가 갑자기 박수를 치며 뱀이라고 너무나 좋아했다.

어디어디? 루이스가 가리키는 곳을 아무리 살펴봐도 뱀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보니 저 나뭇가지 같은 갈색부분이 뱀ㅋㅋㅋ

 

 

 

 

 

요아이

 

 

 

 

가느다란 나무에 둥지를 틀고 있는 앵무새

 

 

 

 

 

 

오늘도 아름다운 일몰타임

 

 

 

 

 

 

 

 

 

 

 

나이트 보트투어

 

 

 

 

 

보이는 건 밤하늘의 별 뿐인 어둠 속에서 라이트로 나무나 정글 쪽을 비춰서 반사되는 빛(동물의 눈)을 찾아야 했던 시간.

그 와중에 완전 멀리, 몇십미터 거리에서 이 작은 새끼 악어의 눈을 찾아낸 루이스- 진짜 짱인 것 같다.

 

 

 

 

 

 

 

 

마지막 날 아침, 마지막 날은 아침식사 후 롯지를 떠나 다시 배 타고 2시간, 버스 타고 2시간, 비행기 이동을 해야해서

캄캄한 밤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일출을 보러 나섰다.

 

 

 

 

구름이 많아서 제대로 된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오늘도 아마존강은 정말 시시각각 빛의 방향에 따라 너무나 다른 모습들을 선물해준다!

 

 

 

 

 

 

 

 

사실 이날은 일출이나 다른 것보다도 아마존 돌고래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에콰도르는 지금 우기에서 건기로 넘어가는 시즌이고 페루나 브라질 쪽은 우기라서 돌고래들이 남쪽으로 많이 내려간 상황.

그래서 주로 돌고래가 나타난다는 일몰시간 쯤 매일 돌고래를 기다렸지만 3일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나는 아마존에 가면 그 유명한 핑크 돌고래를 너무너무 보고 싶었던터라 너무너무 아쉬워서 많이 시무룩해져 있었는데

거짓말처험 나타났던 아마존 돌고래 한쌍!

 

이곳 돌고래는 막 사람한테 친근한 편이 아니라 보트 주변을 멀리서 돌며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 돌고래와 달리 고개가 180나 돌아가는 대신에 점프를 하지 않고 고개만 아주 살짝 내밀고 수영을 하는데

덕분에 얼굴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만난 것만으로도 대만족!!!

 

 

 

 

 

완전 좋아라하고 있음:)

 

아마존 돌고래는 핑크돌고래, 그러니까 분홍색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건 사람이 흥분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것처럼 하얗거나 회색, 갈색이 살짝 도는 피부에 흥분상태에서 혈관이 비치면 분홍색처럼 보이는거고,

일년 중에 짝찟기 시즌 며칠에만 그런 색을 볼 수 있는거라고 했다.

 

 

 

 

 

 

마지막 아침, 우리가 롯지와 묵었던 방

 

롯지에 앉아서 쉬거나 침대에 누워있으면 정말 온갖 새소리, 동물소리가 때로는 은은하게 때로은 시끄럽고 왁자지껄 웃기게 뒤섞여 들렸다.

새소리는 정말 신기한 경우도 많은데 물이 또로록 떨어지는 소리를 내는 아이도 있고 무섭게 꽥꽥 울어대는 아이도 있고.

눈으로 보는게 신기한 것만큼이나 우리가 정말 신기한 곳에 와있구나- 느끼게 해주던 '소리'

 

 

 

 

 

 

 

 

 

우리가 본 건 거대한 아마존의 극히 일부일 뿐이지만

아마존을 처음 본 우리에겐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고, 그런 경험을 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와 환경을 가진 숙소였던 것 같다.

정글에 들어가 있는 순간은 완전 스펙타클하다가도 숙소에 와서 쉴 때면 도시에서 벗어난 평화로움과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고

또 다른 롯지들과 달리 엄격한 기준에 맞춰 환경을 고려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강추!

 

 

 

 

안에 있을 때는 그냥 정글 속에 있구나- 했는데 다시 배를 타고 나오던 날엔 우리가 얼마나 깊숙히 들어가 있었는지 비로소 실감이 났다.

 

갈라파고스에 이어 정글까지, 에콰도르에서의 꿈 같은 시간들이 그렇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