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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Ecuador

[Day 78-80] 구름 위에서의 크리스마스! Quilotoa Loop (킬로토아)

작지만 있을건 다 있는 에콰도르 (에콰도르 사람들이 어찌나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끝내주는 산에 호수에 바다에 섬에 정글까지, 덕분에 하루하루 변화무쌍한 자연 속에서 스펙타클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갈라파고스 투어를 예약해놓고 키토에서 남은 3-4일동안 어디를 다녀올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곳은 바로 킬로토아 호수!

킬로토아 호수를 주변으로 둘러싼 마을들을 Quilotoa loop(킬로토아 루프)라고도 하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도 Chugchilan(축칠란)이라는 마을에 머무르면서 킬로토아 트랙킹을 다녀오기로 했다.

 

축칠란은 키토에서 1시간 거리의 Latacunga(라타쿤가)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비포장도로를 굽이굽이 달려 이를 수 있다.

키토에서 락타쿤가는 수시로 버스가 있지만 축칠란까지는 아주 작은 마을이라 버스가 거의 없다.

론리에서 본 정보대로 정오쯤 하루 한 번 있다는 버스를 탈 수 있었고, 중간중간 여러 마을을 거쳐 3시간이 좀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역시나 화려한 버스와 버스 위에서 짐 싣는 에그마스터씨

 

 

 

 

 

키토를 벗어나니 전통복장을 한 여인들이 더 많이 보인다.

스웨터, 치마, 스타킹, 구두(굽 있는 구두 신고 애들을 번쩍번쩍 안고 다닌다!), 그리고 마무리는 깃털 달린 모자와 금속 장신구!

 

 

 

 

라타쿤가를 벗어나자 어느새 산으로 둘라싸인 마을들이 나타나고

버스는 정말이지 굽이굽이 이 산 넘어 저 산, 산, 산, 산을 오르며 구름 속을 덜컹덜컹 달렸다.

 

 

 

 

깎아지를 듯한 언덕 위에서 버스는 서고 또 서고 그렇게 마을 사람들을 태웠다 내렸다 하고는 마지막 종착지인 축칠란에 도착했다.

 

 

 

 

우리가 묵을 곳은 여행자들에게 꽤나 유명한 Black Sheep Inn

축칠란엔 숙소가 3개 정도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안쪽에, 그리고 가장 언덕 위에 그림 같은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있다.

 

 

 

 

 

 

 

 

BSI가 유명한 이유는 좋은 자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친환경적인 시스템? 때문이기도 하다.

 

 

 

 

물 대신 톱밥을 사용하는 화장실

 

 

 

 

친절한 설명ㅋㅋ

 

 

 

 

낮이면 햇빛으로 충분히 내부를 밝힐 수 있도록 설계한 천장

 

 

 

 

종이를 재활용해서 밤이면 장작과 함께 난로로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저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숙박비는 너무나 비싼데ㅠ

(세끼 식사 -베지테리언- 포함 프라이빗룸 화장실 포함 여부에 따라 1인당 60/80, 난로 없는 도미토리 35달러)

우리는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하루만 프라이빗, 다음날은 돔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이튿날은 돔가격에 프라이빗에 있게 해줬다.

그리고 대만족!

 

 

 

도착한 첫날은 시간이 늦어서 가볍게 주변만 산책하기로 했다.

 

 

 

 

산책간다고 했더니 아저씨가 스틱가져가라고 해서 등산용인줄 알았더니 산에 개가 많다고 개 쫓으라고 준거였다 헐

 

 

 

 

뒷산에 조금 올랐을 뿐인데 구름이 순식간에 우리를 감쌌다.

 

 

 

 

그리고 길에서 만난 라마, 아우 예뻐라!

 

 

 

 

 

 

 

 

 

 

 

사람도 엄청 잘 따른다! (나만ㅋㅋ)

 

 

 

 

 

밤에는 이렇게 나무장작으로 불을 지피며 나름 크리스마스 기분도 내보고 다음날 호수 트랙킹을 준비!

불도 엄청 잘 지피는 에그마스터씨 :)

 

 

 

 

 

이튿날 아침, 눈을 떠보니 하늘이 전날과 달리 아주아주 화창하다! 꺄오!

 

 

 

 

 

오늘 코스는 축칠란에서 킬로토아까지 트럭 타고 40분 정도 달려가서 호수 주변, 그리고 다시 축칠란까지 걸어서 돌아오는 코스!

 

 

 

 

 

 

 

덜컹거리는 트럭 안에서ㅋㅋ

팔도 엄청 아프고 먼지도 엄청 먹긴 했지만 경치에 푹 빠져서 완전 신난 표정ㅋㅋ

여기서 본 경치가 정말 끝내줬는데 차가 너무 흔들려서 사진은 못 찍었다ㅋㅋ

 

 

 

 

 

 

킬로토아 도착!!!!!!!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고 하는데 백두산을 안 가봐서 모르겠고 암튼 정말 아름답다!

킬로토아는 '공주의 이'라는 뜻인데 호수를 둘러싼 산을 보고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옛날 원주민들의 치아는 저렇게 뾰족뾰족했다고 한다).

 

 

 

 

오늘 트랙킹은 우리를 포함해 미국인 3명, 캐나다 커플, 네덜란드 커플 이렇게 9명인데

호수 아래까지 내려갔다 올지, 그냥 호수 둘레를 걷고 마을로 돌아갈지 열띤 토론을 벌이다가

가이드 미겔 아저씨가 호수로 내려가면 엄청 빡센 길로 올라와야 한다고 해서 그냥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자, 이제 걸어볼까나

 

 

 

 

 

 

 

호수 둘레를 걷는다고 하지만 3500m 고산인데다 오르락 내리락 길이 평탄치는 않다.

그래도 날씨도 넘 좋고 걸으면서 계속 바뀌는 풍경에 씐남!

 

 

 

 

 

 

 

 

 

 

 

 

 

 

 

반짝반짝

 

 

 

 

 

호수 주변을 한 시간 가량 걷고 이제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이어진다.

 

 

 

 

 

 

 

 

 

 

 

 

갑자기 사막 같은 길도 나오고

 

 

 

 

 

 

 

 

 

 

 

 

 

 

우리 가이드 미겔아저씨, 중간중간 신기한 식물들에 대해 설명하는 중

 

 

 

 

 

유칼립투스

 

 

 

 

 

 

마지막으로 건너야 하는 계곡을 앞두고 간단히 점심을 챙겨먹고

 

 

 

 

저 멀리 산에 가늘게 보이는 길이 우리가 가야할 길ㅋㅋ

 

 

 

 

크리스마스 날이라 건너편 마을에서 열린 축제에 다녀오는 꼬마들을 많이 만났는데 꼬마들이 한명 한명 인사를 하며 악수를 했다:)

이렇게 계곡을 한참 내려간 뒤에는 당연히 이어지는 오르막길

 

은근한 오르막이 많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대신에 미겔아저씨가 한번도 안 쉬고 계속 가는 바람에

막판에는 너무 힘들어서 무념무상 상태에 빠져 사진도 안 찍고 걷기만 했다. 헉헉

앞으로 남미에서 계속 될 빡센 트랙킹에 무념무상으로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아 뿌듯하다ㅋㅋ

 

 

 

축칠란으로 돌아오니 구름이 잔뜩 끼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린 비가 쏟아지기 전에 트랙킹 완료! 한 5시간쯤 걸린 것 같다.

 

이렇게 하고 9명이 가이드 미겔아저씨에게 총 25달러를 지불해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1인당 5달러씩 내자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했다.

온종일 즐긴 것에 비하면 5달러는 여전히 저렴한 느낌이지만 항상 돈을 아끼려는 우리와 서양 여행자들의 마인드는 역시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쨌든 보통 킬로토아에 가면 라타쿤가나 킬로토아에서 숙박하고 호수만 보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린 축칠란과 킬로토아 사이에 차로, 걸으면서 본 풍경들이 너무 좋아 이 곳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백번도 더 했다.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축칠란으로 들어와서 트랙킹을 하기를 추천!

 

 

 

 

 

 

BSI의 또다른 매력, 바로 숲 속에서의 사우나와 온천!

고된 산행으로 땀을 흠뻑 흘리고 숲 속에서 즐기는 노천온천은 정말 최고!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절대 못해 볼 그런 경험이었다:)

 

 

 

 

 

 

 

셋째날, 마을 인근에 있는 치즈공장에 말을 타고 다녀오는 투어를 가기로 했다.

보통은 치즈공장과 함께 이름도 예쁜 구름숲(Cloud forest)까지 다녀오는 5-6시간 코스를 가는데

우리는 오후에 라타쿤가로 이동해야 해서 아쉽지만 짧게 치즈공장까지만 3시간 정도에 다녀오기로 했다.

(말 한 마리당 15달러)

 

 

 

 

 

 

 

오늘도 날씨가 좋구나!

 

 

 

 

 

 

내가 탄 말의 이름은 '라 치스빠'

풀길이 편한지 풀을 찾아 걸었는데 옆에 낭떠러지를 두고 자꾸 길 가장자리로 가서 처음엔 꽤나 무서웠다ㅋㅋ

 

 

 

 

 

어제에 이어 다시 만난 미겔아저씨!

 

 

 

 

사진은 이렇게나 평화롭지만 원래 그런건지 우리가 돌아가야 할 시간이 촉박해서인지 가이드아저씨가 자꾸 말들을 달리게 했다.

제대로 말을 타보는게 처음인데 애들이 너무 빨리 달려서 신이 나면서도 무섭고 엉덩이에 피멍이 들었나 싶게 아팠다ㅠ

물론 말이 달릴 때는 사진을 찍을 엄두도 낼 수 없었다ㅋㅋ

 

 

 

 

 

그렇게 마구 달리고 말이 오를 수 있을까 싶은 좁고 가파른 언덕길을 지나 여기가 치즈공장

 

 

 

 

마을사람들 120여명이 함께 운영하는 조합 형식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소를 키우고 누군가는 다른 일을 하고, 그리고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이렇게 두 명

 

 

 

 

신선한 치즈도 맛보고

 

 

 

 

신선한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가는 길에 카메라를 메고 있는데 말들이 험하게 달리는 바람에 고생을 한터라 돌아오는 길에는 가방에 넣고 즐기기로 했는데

지금에 와서는 돌아오는 길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잠깐이었지만 꿈에나 나올 것 같은(에그마스터의 표현) 구름숲을 지날 때 정말이지 황홀했는데!

 

 

 

 

 

 

 

 

아름다운 마을

 

 

 

 

구름 위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잊지 못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