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기간의 미친 라파스도 있지만, 볼리비아의 수도 그냥 라파스도 있다.
하루라도 정상화?된 라파스를 보고 와서 얼마나 다행인지ㅋㅋ
이번에는 북적이는 인파와 물폭탄을 벗어나 둘러본 라파스(물론 그래도 중간중간 맞았지만)를 소개해본다;)
라파스의 산 프란시스꼬 광장.
우리는 숙소 위치 상 매일 산 프란시스꼬 광장을 중심으로 라파스를 돌아본 것 같다. 뒤편으로는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늘어서 있다.
여행자들은 물가가 싼 라파스에 와서 알파카 옷이나 기념품을 가장 많이 사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거의 에콰도르에서 샀던 우리 눈에는 별로 눈에 들어오는게 없었다. 딱히 질이 더 좋아보이지도 않고.
대신 에콰도르에서부터 써온 가방끈이 산타크루즈에서 끊어져 너덜너덜해진걸 우연히 발견한 라파스 공방에서 수선할 수 있었다.
어찌나 기뻤는지!;)
비둘기가 참 많고 비둘기 밥 주는 사람들도 참 많다.
이곳은 마녀시장!
이건 라마(야마) 태아라는데ㅠㅠㅠㅠ 새로운 집을 지을 때 이걸 마당에 묻으면 행운이 온다는 믿음이 있다고ㅠㅠㅠㅠ
알 수 없는 주술세트?들도 팔고 있고.
여긴 무리요 광장
이 광장을 중심으로 대총령 집무실, 국회의사당, 박물관 같이 중요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데 눈에 들어오는 건 비둘기떼들 뿐ㅋㅋ
꼬마들은 팔 벌리고 서서 비둘기를 몸에 앉히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휴일의 광장주변은 피크닉 나온 가족들과 비둘기떼 뿐이었지만, 휴일이 끝난 다음날의 광장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술 취해서 노상방뇨하던 아저씨들만 한 3일 보다가 양복 빼입은 아저씨들, 시크하게 커피 마시는 사람들을 보니 어색할 정도였으니ㅎㅎ
휴일의 라파스는 문 닫은 오래된 건물들 때문인지 마치 폐허가 된 고담시를 보는 마냥 어두침침했는데 역시 사람이 모이니 거리가 활기차 보였다.
이 날은 높은 언덕까지 빽빽하게 집들이 늘어선 라파스를 한 눈에 보기 위해 전망대에 올랐다.
라파스에서 가 볼 수 있는 전망대는 Laikakota(라이카코따)와 끼리끼리(?안가봐서 잘 모름) 두 군데인데
현지인이 추천해준 라이카코따로! 무리요광장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더 좋다;)
아주 높지는 않지만 공원과 함께 주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 같았다.
날씨가 좋아 기분도 좋고!
높은 건물이 있는 도시스러운? 라파스와 높은 언덕에 촘촘하게 늘어선 주거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사진으론 도시가 꽤 깨끗하고 모던해보이지만 고층 건물은 눈에 보이는게 다고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엔 참 작다.
실상은 이렇게 판자촌이 바로 코 앞에.
그나마 주요 건물들이나 관광지가 아래쪽 라파스에 몰려있고 위쪽 주거지는 더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전망대를 둘러보고 다음 코스는 달의 계곡!
인터넷에서 알아본대로 학생광장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이 날까지 휴일이라 버스가 평소보다 훨씬 적었는지 가기 전에 근처 까페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커플이 중간에 포기하고 택시 타고 가는 걸 보고 쫄아있었는데 막상 나가서 "Mallasa"라고 적힌 버스를 찾으니 오래 기다리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버스나 콜렉티보가 사람이 꽉 차서 안 태워주는 바람에 고생하다가 결국 택시도 겨우 잡아탔다.
우린 35볼에 왔는데 사람 수에 관계없이 나눠낼 수 있으니 4명 정도 같이 가면 더 편할 듯)
우리가 탄 버스는 43번 노란버스
목을 펼 수 없는 높이ㅋㅋ
40분 정도 달려 도착하니 손으로 그린 조금 이상한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모래지형이 빗물에 침식된 모습이 달의 표면을 닮았다고 해서 달의 계곡.
터키 카파도키아 괴뢰메에서 본 지형과 비슷한데 규모는 훠얼씬 작다.
개인적으로 아주아주 신기하지는 않았고 가까우니까 가볼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
라파스에 와서 사람들이 주로 하는게 이 달의 계곡 구경이나 데스로드 바이크 투어인데,
우린 썩 위험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닌데다 자전거보단 걷는걸 더 좋아해서 데스로드는 크게 끌리지 않았다.
휴일이 끝나기만을 기다려 찾아간 곳은 박물관!
여러 박물관들 중에 볼리비아 전통 직물이나 가면(오루로 축제에서 쓴다는!)을 볼 수 있는
민속박물관(Museo nacional de etnografia y folklore)에 갔다.
확실히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전통이나 문화가 바뀌는구나 실감할 수 있었던 곳.
페루에서는 전혀 볼 수 없던 화려한 색감과 상상력이 가미된 가면들! 오루로 카니발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줬다.
아마존 쪽에서 새의 깃털로 만든 장신구들도 엄청 화려하고
귀여운 토기들도 전시되어 있었다ㅋㅋ
설명이 온통 에스빠뇰 뿐이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던 민속박물관!
라파스 시내에서도 멀리 산을 보면 달의 계곡 같은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산과 머리에 닿을 듯한 파란 하늘까지. 멀리서보면 참 아름답기만 한 도시인데, 가까이 들어가보면 왠지 씁쓸해진다.
더구나 휴일이 끝난 활기찬 라파스에서는 오히려 양복입은 아저씨들과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 사이의 격차가 더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볼리비아에 오면 힘들어하는 여행자들도 많고(우린 단지 싸서 좋아하고 있지만ㅎㅎ)
라파스에서 만난 어떤 한국인 여행자도 라파스 너무 더럽고 힘들다며 서둘러 떠나는 것을 보았다.
사실 우리도 별로 할게 없는 것 같아서 전날 나오려다 수크레행 버스표가 없어서 하루 더 있게 되었지만
덕분에 미치지 않은 라파스에 대한 기억을 안고 나와 참 다행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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