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별살이 121314/España

[Day 405] 모로코로 향하는 관문, 유럽 대륙의 남쪽 끝 타리파(Tarifa)






오랜만에 터미널에서 버스 기다리며 시간 때우기

빵 사이에 오믈렛이랑 햄만 끼워준 초간단 샌드위치도 어쩜 이리 맛있는지









말라가에서 버스로 한 시간 거리, 모로코로 향하는 페리가 있는 타리파 가는 버스.

버스를 타면 타볼수록 버스는 역시 남미가 짱이다. 페루가 짱짱.









타리파의 호스텔 옥상!

하얀 안달루시아 집들 너머 내일 우리가 건너갈 바다가 살짝, 그 뒤로는 아프리카 대륙이다!









페리는 거의 한 시간 단위로 있어 티켓을 미리 살 필요는 없어보이지만 오전에 사람 제일 많이 몰릴 시간이라 일단 티켓은 사두고 바다 산책.











서핑이 아니면 보통 여행자들은 모로코로 넘어가거나 모로코에서 넘어올 때 잠깐 거쳐가는 도시지만 현지인들에게는 꽤나 사랑받는 바다마을인듯. 

하나같이 우리가 타리파 간다고 하면 거기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 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파울로 코엘료 소설에도 이곳 타리파와 건너편 모로코의 탕헤르가 등장한다고 하니 책 읽은 사람들에겐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여행지가 될지도.


여기서 서쪽으로 조금 더 가면 cadiz란 해변도 있는데 예전에 스페인 여행 중 만난 스페인 사람에게 스페인 최고의 바다를 물었더니 주저없이 까디스를 추천해줬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방파제를 경계로 지중해와 대서양이 나뉜단다.

애초에 경계가 없는 바다라지만 그렇다고 하니 신기하긴 하구만.
















유럽 대륙의 가장 남쪽 끝. 여기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한시간 반 정도면 모로코에 닿을 수 있다. 드디어 내일!










웃고는 있지만 '아우 귀찮아' 하고 계시다. 


드디어 물가지옥 유럽을 벗어나니 홀가분하기도 하면서 거의 아무 정보가 없는 새로운 나라에 가려니 막막.

유럽은 서로 다른 나라라고 해도 다 거기서 거기였으니 특별한 정보가 필요치 않았고 미쿡 이후 그런 나라들만 여행한지 어언 6개월째.

새로운 시작!이라며 설렐 법도 한데, 몸이 지쳐있던 우린 그냥 모든게 귀찮았다.


대충 찾아보니 모로코는 생각보다 싸지가 않았다. 무작정 싼데 가서 또 불편하고 잠 못 자면 몸이 못 버텨줄 것 같은데 어쩌나.

당장 모로코에 내리자마자 이동하려는 첫 도시는 제대로 된 교통편조차 없는 것 같고 삐끼들도 엄청 귀찮게 한다고 하니 예전 이집트의 악몽도 떠오르고.


그래도 바닷가를 거닐며 저 멀리 새로운 대륙을 바라볼 땐 기분이 괜찮았는데 

방에 돌아와 안 되는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모로코 정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맘을 무겁게 만들었다.

나보다도 심했던 오빠의 귀찮음과 짜증은 밤이 깊어질수록 극에 달해 급기야 서로 다투다가 잠들었던 유럽의 마지막 밤-_- 휴-


이건 좀 쌩뚱맞은 이야기지만 생각해보면 여행 중 꽤 힘들었던 시기였고 이렇게 참 힘들게 여행하는데도 

오빤 눈가의 주름이 정말 많이 없어지고 피부가 엄청 좋아졌다. 신기하단 말이지.

아무리 이러쿵저러쿵 불평해도 일상의 스트레스와 일상의 공해와는 비교할 수 없이 좋다는 거겠지, 이 여행.










타리파는 엄청 작은 마을이라 먹을 곳도 거의 없고 더구나 비수기라 현지인들 리듬으로 밥 먹는 시간이 아니면 식당도 문을 거의 안 여는 것 같았다.

(현지인들은 2-4시쯤 점심 먹고 밤 늦게 8시쯤 슬슬 저녁 먹기 시작)










아침에 터미널에서 먹은 샌드위치 말고는 먹은 게 없어 주린 배를 잡고 모두 문 닫은 텅 빈 골목을 방황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바.










역시 맛있는 스페인은 우릴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것으로 먹방여행은 끝. 


편리하고 먹을 것들이 넘쳐나는 문명화된 대륙들에 너무 오래 머문 것 같다. 무브무브!

귀찮아도 우릴 움직이게 만드는 이 원동력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