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키한 맛으로 잘 알려진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
그만큼 과테말라를 방문하면서 맛있는 커피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다.
평소 커피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지만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마신 커피에 대한 그냥 우리 맘대로 평가의 시간ㅋㅋ
독보적인 1위!
산 페드로 라 라구나의 크리스타리나스 (Cafe Las Cristalinas)
★★★★★
순위를 매기는건 좀 웃기지만 여긴 어쩔 수 없는 최고의 맛!
안티구아만큼 이름이 나있진 않지만 이 곳 산 페드로도 화산 근처에서 자라는 커피를 사용하는데
맛이 진하고 깊으면서도 쓴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하우스블랜드,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어느 하나 빠지는게 없고
심지어 간단한 식사거리나 파운드케잌(바나나, 당근)도 정말 푸짐하고 맛있음!
2위
파나하첼의 크로스로드 까페 (Crossroads Cafe)
★★★★
친절하고 유쾌한 캐나다 아저씨가 운영하는 까페
커피를 마셔보고 처음으로 '어, 향기롭다!'라는 표현을 썼던 기억이 난다.
정말 신선한 커피를 마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과테말라 산 마르코스 커피를 사용하신다며 직접 로스팅하는 과정까지 보여주심
무한리필에 서비스로 시나몬롤까지! 이것 때문에 점수가 올라간건 아님:)
이제 정말 안티구아 커피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우린 안티구아 커피만의 특별한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안티구아에 머무른 4일 동안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커피를 찾아보려고 이 까페 저 까페 찾아가봤는데
괜찮은 곳이 더러 있기도 했지만 산 페드로나 파나하첼에서와 같은 감동은 없었다ㅠ
일단은 다녀본 곳들을 소개하기로.
까페 콘데사 (Cafe Condesa)
★★★
안티구아 중앙공원 앞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겉에서 보이는 건 콘데사 익스프레스고 서점 안 쪽으로 돌아들어가면 예쁜 파티오에서 여러 종류의 케잌, 간단한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다.
안티구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었는데 아메리카노가 내 입맛에는 너무 써서, 오빠 입맛에는 그냥 평범하게 느껴졌다고 해서 실망했던 곳.
하지만 이 쓴 맛이 사람들이 말하는 스모키함인가?! 싶어서 마지막 날 다시 한 번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시도해봤다.
결과는 대만족! 강하고 진한 커피에 우유가 들어가니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커피향이 살아있고 에스프레소의 향 또한 훌륭했다:)
그리고 케잌!
치즈케잌이 가장 유명하다고 하지만 먹어본 바로는 치즈케잌보다 마카다미아 파이가 완전 갑!!!
Tostaduria Antigua
★★★☆
미국에서 온 토니 아저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근처 소규모 농장에서 커피와 카카오를 가져와 소규모로 로스팅하고 심플하지만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어 판매한다.
위치는 6a Calle Poniente 체육관 맞은 편
'까페'라기보다는 그와 그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작은 공간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리겠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어두컴컴하고 아무도 없어서 두리번거렸는데 구석에서 아저씨가 쭈그려 앉아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따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우물쭈물 스페인어로 커피 살 수 있냐고 물었더니 완전 퉁명스럽게
- 원하는게 모야?
ㅋㅋㅋ
새까맣게 탄 주전자로 물을 팔팔 끓여 완전 시원시원하게 콸콸 내려주는 드립커피ㅋㅋㅋ
커피는 단돈 5께찰! 직접 카카오 가루에 이 동네에서 생산되는 꿀만 섞어 만든 완전 수제 초콜릿은 단돈 3께찰!
자리가 없어서 당연히 테이크아웃으로 주겠지 싶었는데 그냥 머그컵에 따라주시고는 쿨하게
- 저기 있는 의자 가져다 앉아
ㅋㅋㅋ
하지만 알고보니 완전 수다쟁이
나름 커피에 대한 철학이 있어서 간단한 질문에도 커피와 카카오의 역사부터 쉴 새 없이 이야기가 이어진다.
- 질 좋은 커피는 다 수출하고 정작 과테말라 안에는 좋은게 별로 안 남는다고 하던데 진짜야?
- 과거에는 외국 자본이 들어와서 현지의 싼 노동력을 착취해 커피를 재배하고 내다파는게 돈이었으니까 다 가져다 팔았지.
그 땐 커피가 '금' 같은 거였다고.
그리고 커피가 아프리카에서 왔잖아.
당시에 과테말라 사람들에게 커피는 너무 비쌌으니까 이걸 커피를 마시거나 맛있게 제대로 다루는 방법을 알 수 있을리가 없었지 (옥수수랑 같이 볶아버리고 했다니까).
그러니까 여기서 마시면 더 맛이 없다고들 한거야.
지금도 물론 커피가 주요한 경제수단이니까 수출을 많이 하지만 여기에도 여전히 좋은 커피가 많이 남아있어.
-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라고 수출된 콩들은 진짜 안티구아에서만 온거야? 콩 종류는 한 가지?
- 해발 5000피트 이상에서 자라면 다 안티구아 커피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어. 그러니 다른 지역 커피도 포함되어 있겠지.
내가 볼 땐 고도도 중요하지만 여긴 땅이 달라. 땅에 당분이 훨씬 많아. 고도가 높으니 콩은 더 단단해지고 당분이 많아 달아지지.
하와이언 코나나 다른 유명한 종을 여기 가져와 길러도 훨씬 맛있을걸.
다들 망할 스타벅스가 오버로스팅한 콩에 길들여져 버렸어. 콩은 그렇게 로스팅 하는게 아니야.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셔보니 로스팅의 차이인지 확실히 안티구아 커피인데도 훨씬 연하고 끝에서만 살짝 스모키함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맛이었다!
카카오가루, 꿀, 베리만 사용해 만든 초콜릿.
내 입맛엔 너무 달지 않고 자연스러운 맛이 딱 좋았다 :)
- 맛있다!
- 원래 마야인들이 카카오의 원조라는건 알아? 여기가 원산지라고.
여기가 원산지인 카카오를 지금은 90% 이상 아프리카에서 재배하고 여긴 원래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커피에 집중하고 있으니 아이러니 하지.
커피 두 잔에, 초콜릿 두 개를 먹으니 16께찰 (우리 돈 약 2200원 정도)
20께찰은 냈더니
- 1짜리 없어?
- 없는뎅
- 잔돈 없어, 그냥 15께찰에 해줄게
다른 곳보다 양도 많은 커피에, 흥미로운 이야기들까지
거칠지만 정감 있는 공간, 또스따두리아 안티구아
내 마음 속 안티구아 1등!
나중에 찾아보니 아저씨 블로그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http://tostaduriaantigua.blogspot.mx/
아, 참고로 다른 카카오 박물관에서 봤던 그림
카카오는 누가 만들고 초콜릿은 누가 먹나요?
대부분이 아프리카에서 생산하고 먹기는 유럽에서 다 먹고 있다는!
El Refugio
★★☆
또스따두리아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드립커피가 메뉴에 있는 까페.
7a calle norte에 위치해 있다.
드립커피는 보통이고 카푸치노는 괜찮았다.
참고로 이 까페 옆에 있는 여행사가 발품을 팔아본 결과 가장 저렴했음!
Cafe Barista
★★★
중앙공원 앞 그냥 흔한 체인점처럼 보인 까페 바리스타
일부러 찾아갔다기보다 아침에 커피가 땡겨서 들어가 아메리카노만 한 잔 했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론리에는 카푸치노와 라떼가 맛있다고 소개된 집.
Y tu pina tambien
★
센스 있는 이름도, 노란 공간도 귀여워서 나름 기대되었던 까페.
이름의 뜻은 '니 파인애플도 마찬가지야' (멕시코 영화 '니 엄마도 마찬가지야' 에서 따온 이름이다. 영화 내용을 알면 그리 유쾌한 의미는 아닌데ㅋㅋ)
하지만 이 까페의 매력은 딱 거기까지.
커피 맛은 특별할 게 없었고 여행자들이 편하게 들어와서 쉬고 먹고 마시고 인터넷하기 좋은 공간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맛에 대한 평가이므로!
마지막으로 이름 모를 (간판이 없다ㅠ) 까페
★★
우연히 Iglesia de San Francisco 근처에서 찾아 들어갔는데 이탈리아노 커피가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아주 저렴하고 배부른 빵들이 비싼 안티구아 물가에 지친 우리를 감동시켰다!
정확한 길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Iglesia de San Francisco 근처 골목들을 어슬렁 거리면서 연이 날리고 있는 집을 찾으면 됨!
덧.
까페는 아니었지만 맛있었던 쿠키가게
하나에 2.5페소, 개인적으로는 그래놀라 쿠키가 제일 맛있었음!
또 하나 소개해야 할 맛집
Saberico
하필이면 산 페드로에서 안티구아로 온 셔틀이 saberico 앞에서 우릴 내려줬고 함께 타고 있던 영국인 여행자가 완전 강추라며 꼭 가보라고 했던 레스토랑
예쁜 정원에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는 정갈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여행 중에는 고기보다 채소가 더 먹기 어려워서 가끔씩 이렇게 깨끗하고 맛있는 채소로 영양보충이 필요할 때가 있다 :)
식당 밖에서 파는 샌드위치나 빵, 과자도 먹어봤는데
아주 싸진 않지만 양이 푸짐해서 가격대비 성능비가 좋고, 무엇보다 맛이 좋고 소화가 잘 되는 걸로 봐서 좋은 재료를 쓴다는 걸 믿을 수 있는 곳.
먹을게 없어서 힘들었던 과테말라에서 기억에 남는 몇 안 되는 음식 중 하나!
위치는 6a 남쪽길 Hotel San Vicente 맞은편
마지막으로
Travel Menu
안티구아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으로 찾아간 레스토랑
특별히 맛있지는 않았지만 정말정말 푸짐한 양으로 여행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ㅋㅋ
카레가 28께찰, 나쵸와 밥, 고기, 콩 등이 함께 나오는 티피컬 메뉴가 35께찰
모르고 두 개 시켰는데 둘이 하나만 먹어도 충분할만큼 많은 양!
와인은 하프보틀이 35께찰 (우리 돈 4900원 정도)으로 저렴한데 대신 맛이 별로이긴 함
위치는 6a Calle Poniente
레스토랑과 까페가 많아서인지 웨이터, 웨이트리스들이 쟁반 들고 달리기 경기를 하는 색다른 볼거리를 보여준 안티구아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이후로 진짜 어디서 먹어도 다 맛있는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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