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넷째날.
전날 스코가포스 캠핑장에서 샤워를 패스하고 왔는데 스카프타펠 캠핑장은 샤워가 더 비싸다.
무려 5분에 500크로네. 대충 4500원. 우린 그냥 편하게 0 하나 더 붙여 생각하고 다녔으니 5000원.
헐, 말도 안 된다-_-
이상하게 텐트에서 자면 더 떡지는 머리. 바깥하고 온도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러는건지 추운 날은 더하다.
근데 아이슬란드는 맨날 추운데서 캠핑ㅜ 샤워 안 해야지 맘 먹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찝찝해서 견딜 수가 없다 흑.
보아하니 이건 유러피안들에게도 너무 비싼 가격인지 샤워장에 커플이 함께 들어가는 모습들을 심심찮게 포착.
다음 캠핑장은 어떨지 알 수도 없고 고민 끝에 우리도 결국 1000크로네 내고 10분동안 같이 하기로 했다 흑.
야하다거나 로맨틱한걸 상상한다면 바로 접으시길. 이건 뭐 카드 넣자마자 뒤돌아 서서 줄어드는 시간만 보며 분노의 샤워 파바바박.
아이슬란드가 별걸 다 해보게 한다.
그래도 씻으니 기분은 상콤.
오늘의 목적지 요쿨살론으로 고고씽!
스카프타펠에서 얼마 달리지도 않아 차들이 막 세워져 있길래 뭔가 하고 주차를 하고 언덕을 넘었더니 짠 하고 나타난 유빙.
눈 깜짝할 사이 요쿨살론!
남미에서 빙하는 원없이 보고 왔지만 이렇게 많은 유빙을 가까이서 보는건 또 처음이당.
저 멀리 개미처럼 보이는 사람들, 실은 저기가 메인 뷰포인트.
우린 반대편에서 먼저 보고 곧 갈게~
사진에서 왼쪽에 자그맣게 보이는 보트.
저 반대편에서 사람들이 타고 나온 보트투어.
미리 알아보니 다들 하는 것 같길래 재미있을까 싶어 우리도 하려고 했는데
와보니 이렇게 가까이서 보이니 굳이 보트를 탈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미련없이 패스.
참고로 어제 갔던 스카프타펠 빙하에서도 투어가 많던데, 당연히 가격은 우리가 후덜덜했던 아르헨티나 투어보다도 비싸다.
무엇보다 빙하 컬러도 넘 다르고. 차라리 빙하도 제대로 보고 그 위에서 액티비티를 하고 싶다면 파타고니아로!
하지만 유빙은 요쿨살론!
걸어도 되는 거리지만 차를 두고 갈 수 없어서 다시 달려 저 다리를 건너 도착.
저 다리 밑으로 유빙이 둥둥- 바다까지 떠내려 가나보다.
간만에 신나게 찰칵찰칵!
아이슬란드에서도 워낙 유명한 곳이라 일본이었나 중국이었나 단체관광객 엄청 봤던 요쿨살론.
하지만 캠핑장에서는 동양사람 한번도 못 봄. 그건 뭐 유럽 와서 계속 마찬가지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곳이 섬의 동남쪽 쯤 된다면 (나중에 지도에 표시 한번 해서 올려야겠당) 이제 진짜 동쪽으로 간다.
갈수록 길에 차도 사람도 적어지는 기분.
여행하면서 소도, 말도 많이 봤지만 아이슬란드에서만큼 양을 많이 본 곳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양만큼 하루종일 열심히 풀을 뜯어먹는 애들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ㅋㅋ
가끔은 도로에서도 만나니 운전은 항상 조심조심
우아한 오후
아이슬란드의 동쪽과 서북쪽은 피요르드 지형.
지도를 보면 서북쪽은 어떻게 가야하나 싶을 정도로 꼬불꼬불 요철이 장난 아닌데다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인 반면,
동쪽은 피요르드를 따라 해안도로가 잘 닦여있어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중간중간 작은 마을들도 계속 나오고.
아, 그러고 보니 우리 렌트카를 소개 안 했네!
제일 저렴해서 고른 가장 작았던 차 폭스바겐 polo.
그냥 가격 하나 보고 골랐는데 승차감도 좋고 연비도 좋고 디테일이 꽤 맘에 드는 차였다.
대신 이런 차로는 비포장을 달리기 힘드니 서쪽 피요르드로 가고 싶다면 사륜을 빌려야 하고
서쪽 피요르드에 가지 않더라도 아이슬란드는 자갈도로가 많으니 별도의 자갈보험(자갈로 인한 손상)을 들라고 추천한다.
드디어 피요르드!
산에 보이는 자국이 옛날옛적에 빙하가 지나간 흔적인 것 같다.
예전에 사진으로 보고 상상해오던 노르웨이의 피요르드처럼 막 깊고 좁은 드라마틱한 협곡은 아니고
이렇게 육지에서 바다방향을 따라 마주한 양쪽 산에 흔적들이 남아있다.
보통 피요르드의 육지 쪽은 좁은 만 형태고 그런 만 깊숙히 하나 둘씩 자리하고 있던 어촌 마을들.
마을구경은 내일!
오늘은 달리는 차 안에서 스윽 바다와 몇몇 마을을 바라보며 열심히 달렸다.
얼른 가서 텐트 치고 밥 해야 하니까요.
그러고 나면 어둑어둑 해지고 잠을 자고. 휴 쉴 새가 없다 정말.
지나가는 길 바닷가 축구장
동네 아이들이 전부 다 나와야 팀이 만들어질 것 같은 작은 마을에서.
나도 저런 데서 뛰어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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