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여행기!
쿠바에 있는 2주동안 인터넷을 못하니 (물론 쿠바에서도 인터넷이 되는 공간이 더러 있지만 비싸고 매우매우 느리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었는지 (여러 의미에서ㅋㅋ)
얼마나 편안한(어디서든 정보를 검색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여행하고 있었는지 새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쿠바피로'에 '뉴스피로'에 아바나공항에서 밤을 지새운 여파에 갑자기 열대기후에서 고산지대로 넘어온 탓인지 둘 다 걸린 감기에
당장 갈라파고스 정보 찾으랴 에콰도르 여행정보 찾으랴 키토에 들어와 처음 하루이틀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다음주쯤 갈라파고스에 들어가면 또 인터넷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는데 이대로 있다간 포스팅이 줄줄이 밀려버릴 것만 같아서
쿠바는 일단 짬짬히 올리기로 하고 에콰도르부터 부지런히 밀리지 않고 써보기로 했다.
(아, 쿠바...진짜 할 얘기 많은데ㅋㅋㅋ)
어쨌든 에콰도르,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남미!의 첫 포스팅은 바로 오타발로 시장!
키토에 온지 3일째, 토요일에 열리는 큰 시장으로 유명한 오타발로에 가기 위해 북쪽터미널로 향했다.
북쪽터미널은 키토 시내를 전기로 달리는 버스 trole 중 북쪽 종점으로 가는 c1을 타고 마지막 역에서 내린 다음
버스터미널로 데려다주는 버스로 환승해서 갈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연두색 버스 Trole에서 내리면 아래처럼 터미널(terminal carcelen)로 향하는 방향의 표지판이 보이고
그 길로 사람들을 따라가 버스로 환승하면 끝!
우린 호스텔 스태프의 친절한 설명으로 어렵지 않게 찾아갔지만 처음 가면 좀 헷갈릴 수는 있을 것 같다.
암튼 그렇게 터미널에 도착하니 숙소에서부터 1시간은 걸린 듯
이 때 시간이 아침 8시 반쯤인데 우와 줄이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토요일은 현지인도 관광객도 엄청 많은 대신 버스가 10분 단위로 계속 있다.
예쁘게 뒤로 머리를 땋고 앉아있는 커플:)
남미로 내려오니 멕시코나 과테말라에서 보던 마야족들과는 확실히 다른 얼굴 다른 느낌인데 뭔가 매력이 넘친다.
남미가 위험하다고들 하지만 역시 그런 건 밤길의 일부 사람들일테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렇게 선해보일 수가 없다.
(우리끼리는 쿠바에 있다 와서 그런가? 하고 있다ㅋㅋ)
타는 버스와 좌석 번호를 배정받았는데 버스에 타니 맨 뒤까지 가봐도 우리 번호는 없다.
알고보니 제일 앞에 한 자리씩 덤으로 놓은 좌석이 우리 자리ㅋㅋ
1번, 2번 앞에 앉은 42번 야엘
심지어 앞에 남은 공간은 달리는 내내 사람들이 탔다 내렸다 하면서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찼다.
야엘은 그 와중에 아침에 삶아온 감자를 혼자서 냠냠ㅋㅋ
고산지대의 감자는 어떨까? 하고 사서 삶아봤는데 정말 달다! 짱!
아름다운 에콰도르 풍경을 감상하며 2시간쯤 달리니 도착!
아직 키토와 오타발로 밖에 보지 못했지만 에콰도르에 와서 놀란 점 중 또 하나는 거리가 아주 깨끗하다는 거!
시장도 멕시코의 뜰라꼬룰라 같은 전통 재래시장을 생각하고 갔는데 도착하니 상상한 것보다 너무 현대적이라 놀랐다.
관광객들이 좋아할만한 각종 수공예품, 옷, 가방, 장신구들이 가득가득!
그냥 눈으로 보기에 예쁘고 특이한 정도가 아니라 완전 따뜻하고 가벼운 알파카 옷이며 담요를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에 팔고 있다.
쇼핑할 생각 하나도 안 하고 왔는데ㅋㅋ 박스에 담아와서 엄마 아빠 가족들 다 나눠주고 싶은 마음 꾹꾹 참느라 애 많이 썼다.
만져보면 어찌나 보들보들 부드럽고 따뜻한지!
에콰도르 제품은 좋은 질로 주변 나라들에서도 알아준다고 한다.
사진으로 어떻게 촉감을 전할 방법이 없네
에콰도르는 수도 키토부터 해발 2800m의 고산지대로 나라 전체가 그냥 산 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키토에 도착해서 다행히 고산병이 없이 지나가긴 했지만 조금만 무리를 해서 걸으면 금방 숨이 차오르는 걸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하이랜드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일단 시장에 왔으니 빠질 수 없는게 먹거리.
고산에서 자라서 그런지? 채소도 과일도 엄청 싱싱하고 빛이 난다.
거기다 무지막지한 크기! 양배추도 브로콜리도 파도 너무 커서 볼 때마다 놀랄 정도다!
옥수수 알도 엄청 크고ㅋㅋ
구운 옥수수에 아무 것도 안 바르고 먹어도 진짜 달다.
달고 맛있는 과일들.
게다가 가격도 엄청 착해서 매일매일 바나나, 귤, 포도, 딸기로 비타민 보충 제대로 하는 중! :)
한국에선 사과만 먹던 오빠도 다양한 과일들을 맛있게 먹으니 신기할 따름.
점심으로는 전통음식을 먹어봤다.
삶은 돼지고기에 감자, 옥수수, 약간의 채소로 특별할 것 없는 구성이지만 감자랑 옥수수가 너무 맛있네. 튀긴 옥수수는 완전 팝콘맛!
오타발로에 오니 길거리에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현대식 슈퍼마트에 전통복장의 아가씨들은 왠지 신기하다.
한참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우두두 비가 쏟아지고 상인들도 급히 비닐천막을 씌우기 시작했다.
다리도 아프고 근처 까페에 들어가 쉬면서 에콰도르 커피를 맛보자고 했는데 막상 까페에 들어가니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쨍하다. 뭐지ㅋㅋ
산과 호수가 이렇게 아름다운 나란 줄 몰랐네, 에콰도르.
카푸치노에서 내려오는 우유 거품이 에콰도르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높은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오는 구름을 닮았다:)
좋은 자연을 보니 절로 이런 생각이 다 드네 히히
커피 맛도 물론 좋다! 고산이라 우유가 더 맛있어서 그럴 수도 있나?
약간의 쇼핑을 더 즐기고 다시 키토행 버스를 타서 터미널로
키토로 가는건 그냥 마구잡이로 태우고 나서 나중에 차 안에서 버스비를 받는다.
그나저나 여기 버스들 참 화려하군!
오타발로는 시장을 보러가긴 했지만 오며 가며 길에서 본 풍경이 훨씬 감동적이었다.
차 안에서 막 찍은? 사진으로나마 하이랜드(high land)의 느낌이 전해질까?
갑자기 떡 하니 나타나는 호수
우와아
쿠바에서는 맨날 멕시코 얘기를 했는데 에콰도르에 오니 멕시코 생각이 하나도 안 난다.
에콰도르에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는데! 하는 중ㅋㅋ
론리에 보면 남미에서 자연을 많이 파괴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하는데 도로에 보면 속상할 정도로 파헤쳐진 산들이 보이긴 하지만
나라 전체가 그냥 산 위에 있어서 산을 안 깎고는 도로든 집이든 아무것도 못 만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산이 많다.
그리고 그만큼 푸르다.
앞으로 남쪽 하이랜드들도 내려가볼텐데 얼마나 아름다울지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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