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에 들어온지 일주일이 넘었다.
처음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곳도 수도 키토고, 중간에 다른 도시를 돌고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키토로 돌아오고,
그렇게 키토를 거점으로 삼아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정작 도시를 여유있게 둘어볼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 유일하게 하루를 온전히 키토에서 보냈던 날,
도시를 둘러싼 산과 언덕 위의 집들이 아름다운 키토를 좀더 잘 느껴보고 싶어
teleferico(텔레페리코)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텔레페리코는 산 위로 올라가는 곤돌라 같은건데,
도시 자체가 높다보니 타고 올라가면 4000m나 되고ㅋㅋㅋ 거기서 더 높은 곳으로 하이킹을 할 수 있는 코스가 이어진다.
워낙 높아서 그런지 탑승구 주변에 의료사고에 대비한 진료실이 마련되어 있고
가격은 무려 8.5달러! (저렴한 에콰도르 물가에 비하면 정말 비쌈)
하지만 올라가보면 그 돈이 절대 아깝지 않당
올라가는 내내 너무 높아서 후덜덜
도착하니 파란 하늘이 머리에 닿을 것만 같다.
4050m
하늘도 푸른 산도 내려다보이는 도시도 너무 멋져!
둘다 아직 피로와 감기로 고생하던 때라 하이킹은 생각 안 하고 그냥 올라갔는데
막상 텔레페리코를 타고 올라가서 하늘로 이어진 길을 보니 너무너무 걷고 싶어진다.
가는 데까지 가보자! 하고 출발:)
이쁜 라마들(llama라고 쓰고 스페인어로는 야마라고 읽는데, 현지 사람들도 라마라고 많이 하더라)도 그림 같이 앉아 있고
이제 구름이 높아보이면 이상할 정도라는 에그마스터
하이랜드를 좋아라하는 나
(정작 에콰도르가 하이랜드인 줄은 모르고 와놓고ㅋㅋ 요즘 완전 신났음)
끄아아 다시 봐도 끝내준다ㅠㅠㅠㅠㅠㅠ
이 때까지만 해도 아직 고산적응이 덜 돼서 숨이 헉헉 차오르는데도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러면서 이끌리듯 걷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여긴 정말 가파른 길
에고고고 힘들어 죽겠네
그래도 올라오니까 좋긴 좋은데,
여긴 전체 하이킹 코스의 11분의 10쯤? 14분의 13?ㅋㅋㅋ
호스텔에서 알래스카 대학에서 단체로 온 학생들을 만났는데 에콰도르에 트래킹만 하러온 전문가들이었다.
(자고 있는데 쿵쿵 거리면서 스키에 신발에 바리바리 짐 싸들고 들어오는 거 보고 완전 놀랐던 기억)
암튼 이 날도 이 코스로 끝까지 올라가서 산장에서 하루 자고 내려올거라고 했다.
우린 어차피 그렇게 못 하니까 여기서 이만ㅋㅋㅋ
이 날은 12월 23일
너무 해가 쨍해서 실감은 안 나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었고
특별했던 그 날이 지난지 어느덧 100일이 지난 날이기도 했다 (여행날짜 세다 보니 알게 되었다 흐흣)
그래서 전날 오타발로 시장에서 서로에게 선물한 커플팔찌!
두 개 단 돈 2.5달러!
참 맘에 들었는데 에그마스터께서 바로 다음날 분실하셨다^^^^^^^^^^^^^^^^^^^^
귤도 사과처럼 까는 에그마스터
다음은 진짜 세상의 중심, 적도로 향하기로!
적도, Mitad del mundo는 생각보다 시내에서 멀어서 버스나 trole를 갈아타려면 좀 복잡한데
텔레페리코를 타고 내린 다음 차가 다니는 큰 길가로 내려오면
창에 큼지막하게 Mitad del mundo라고 써 있는 버스를 타고 한번에 갈 수 있다.
입장료는 2달러
입구에서부터 커다란 적도기념비가 보이고
적도에 왔다!고 기념촬영도
했지만
gps로 찍어본 진짜 적도는 따로 있다며ㅎㅎ
출구에서 나오는 방향 기준 왼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inti-nan 박물관 표지판이 나오는데 바로 여기에 진짜 적도가 있다.
입장료는 1인 4달러- 좀 비싼데 싶었지만 여기도 입장료가 아깝지는 않았다.
가이드와 함께 하든 안 하든 입장료는 같은데 가이드랑 같이 보는게 훨씬 재밌는 듯? (약 40분 소요)
처음에는 에콰도르 원주민들의 풍습을 설명해줬는데
남자가 죽으면 머리에서 뇌를 꺼내고-_- 남은 구조물만 특별한 용액에 담궈두면 피부가 수축해서
사진으로 보이는 상자 안 얼굴처럼 작아지고(저거 진짜!) 그걸 장신구로 사용했다는 무서운 이야기
과거 사람들이 사용했다는 해시계, 진짜 4시였음
'키토'는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인데 옛날 사람들은 이곳이 세상의 중심이란걸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적도에서는 신기한 실험도 많이 했다.
이렇게 적도에서 눈을 감고 걸으면 중심을 잡을 수 없게 되고, 중력이 달라져서 팔을 들거나 내리는 저항이 달라지고
정말 신기했던 물 내리기!
이건 동영상만 찍어서 사진이 없지만 진짜 적도에서 물을 내리면 그냥 떨어지고
북쪽으로 가면 반시계, 남쪽으로 가면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떨어지는걸 그 자리에서 확인하니 너무 신기했다.
여기가 진짜 적도가 맞기는 맞나보다ㅋㅋ
마지막으로 적도에서 달걀세우기!
다들 재미삼아 시도는 해보지만 거의 아무도 성공하지 못하는데
성공하고 당당히 에그마스터에 등극!
경축ㅋㅋㅋㅋㅋ
여기가 진짜 적도입니다!
적도박물관에 여권을 가져가면 도장을 찍어주는데 우리는 까먹고 안 가져가서 너무 아쉬웠다.
대신 나는 적도에서 더 신기한 에그마스터와 함께 기념촬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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