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포스에서 달빅으로.
같은 날이지만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고래투어라 포스팅은 따로ㅎㅎ
일정에 빠듯한 사람들은 수도 레이캬빅 근처에서 고래투어를 가기도 하지만 가장 유명한 동네는 북쪽의 후사빅, 그리고 이곳 달빅.
후사빅이 더 크고 고래투어로 이름난 마을이지만 달빅이 더 규모가 작고 약간 더 저렴해서 달빅으로 왔다.
막상 와보니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야만 할인이 된다고.
당연히 그냥 온 우린 막 당황하면서 우물쭈물- 혹시 학생할인은? 다른 할인은 없어?-_- 그러니까 조금 깎아줬다ㅋㅋㅋ
그래도 1인 7000크로네면 거의 6만원이 넘는 금액이니 후덜덜하긴 하지만ㅠ
하지만 중요한건, 너무 재밌었다는거!
시간표
얼마나 더 추우려고ㅠㅠㅠㅠ
배에 타니까 안은 양털에 겉은 방수가 되는 두툼한 옷을 제공해준다.
근데 이거 안 입었으면 큰 일 났을뻔.....
구스다운에 고어텍스 바람막이 껴입고 여기서 준 옷 또 입고 볼리비아 알파카로 안녕:)
역시 알파카가 짱이다. 남미에 다시 가면 가격 묻지도 않고 깎지도 않고 더 살 것 같다.
근데 이날 배에서 준 옷은 정말 짱이다. 두껍고 방수되고.
비바람에도 끄떡이 없었지롱.
지루한 바다로 나가는 길은 생략하고 바로 고래!:)
그리 긴 시간을 기다리진 않았지만 물이 하도 출렁출렁거려서 신나지만은 않았다. 고래를 보기 전까진!
멀미하는 사람도 좀 있고 더군다나 바다로 나가니 갑자기 비도 쏟아지고ㅠㅠㅠㅠㅠ
마을 항구에서 바다로 나가는동안 볼 수 있는 고래 종류 설명을 듣는다. 나타나면 아저씨가 위에서 몇 시 방향인지 알려줄거라면서.
그리고 갑자기 저 멀리 보이는 갈매기 뗴!
뭐야, 왜 갈매기가 저렇게 많아? 했더니 고래다!
사진으로는 느낌이 안 살지만 무지막지하게 크다 정말. 대박!
(갈매기 크기랑 비교하세용)
막 엄청 높이 점프해주길 기대했지만 그런건 안 보여주고 주변을 빙빙.
끄아아아.
거의 두시간 정도 이렇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고래들을 찾아 바다 위를 돌아다니던 배.
보다시피 날씨가 이래서 정말 엄청 출렁거렸던 바다.
하지만 고래가 나타나면 쏟아지는 빗줄기며 출렁거리는 배며 힘든건 다 잊음!
아, 너무 멋있다ㅠ
이날 우리가 본 고래가 2-3종류 된다고 하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ㅋㅋ
배 바로 아래까지 왔던 녀석.
아, 완전 크게 점프해주면 좋겠다! 그랬는데
진짜 얘가 배 밑에서 점프하면 우린 어떻게 되는거지ㅋㅋ
잘 보면 물 속으로 엄청난 몸집을 볼 수 있음.
그렇게 고래투어 후 기대하지 않았던 바다낚시 타임!
우리가 갔던 8월은 이 동네 대구철이라 낚시바늘은 물 속에 살짝 넣어두기만 해도 애들이 바로 막 달려든다.
덕분에 낚시 처음 해보는 나도 막 이렇게 큰 애들을 바로 잡고!
배에 탄 사람들이 한번씩 다 해볼 수 있을 만큼 많이, 그리고 빨리(!) 잡히던 훈훈한(?) 광경.
딱 배에 탄 인원이 나눠먹을 양만 남기고 나머지, 그리고 아직 어린 아이들은 바로 다 바다로 돌려보낸다.
그리고 항구로 돌아가는 배 안에서 열심히 손질 중인 아저씨.
우리가 본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피부가 엄청! 하얗고 머리고 엄청 밝은 금발, 그리고 엄청 떡 벌어진 몸집.
(모르는 사람 몰래 사진 찍는 건 좋아하지 않아서 사진은 없지만)
매일 추위에 떨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기후에서 살아가려면, 그리고 살다보면 저런 피부, 저런 몸집을 갖게 되나봐.
배에서 내려 아저씨가 구워주는 대구바베큐!
격하게 해피ㅋㅋㅋ
생선을 버터에 구워도 이렇게 맛있구나 짱이당.
그렇게 비쌌지만 만족스러웠던 고래투어를 마치고 다시 북으로 달린다.
비는 엄청 맞았지만 덕분에 이렇게나 신비롭고 아름답던 하늘.
추우면 단게 어찌나 당기는지.
운전 전에 당보충 좀 하고.
그림 같은 풍경
꿈결같은 길을 지나
이어지는 북쪽 바다와 터널을 지나 섬의 가장 북쪽을 지나던 날.
북위 66도.
남쪽 대륙에 머물던게 바로 얼마전 같은데, 우리는 아직도 그곳을 이렇게나 그리워하는데,
어느새 이렇게 북쪽까지 와있다는게 신기했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 순간을 남겨보고 싶었으나
헐, 아무것도 안 보여ㅋㅋㅋㅋ
이건 바다고, 우린 절벽해안도로를 달리던 중임ㅋㅋㅋㅋ
결국 어이없는 셀카만 남기고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무서웠던 드라이빙.
여기가 섬의 가장 북쪽입니다요!ㅋㅋㅋ
그리고 드디어 무언가 눈 앞에 보이는 마을에 도착.
Siglufjörður
원래는 여기서 처음이자 마지막 제대로 된 아이슬란드 해산물로 식사를 하고 캠핑까지 할 계획이었으나
너무너무 추워서 밥만 먹고 다시 이동하기로 결정.
배에서 비 맞고 신발이 젖어버린 관계로ㅠ
이렇게 추운데도 쪼리ㅠ
그렇게 큰 맘 먹고 들어간 레스토랑!
큰 맘 먹고 주문한 메뉴는
그날의 해산물 메뉴와
미안해 고래야......
호기심과 미안함이라는 모순된 마음으로 식사를 마치고 (맛은 나에겐 좀 느끼했음) 다시 안개와 구름을 뚫고 남쪽으로 향했다.
조금이라도 따뜻해질까 기대를 안고.
이건 아침 풍경.
여전히 빗줄기는 멈출 생각을 않고 해는 떨어져가고 어찌 해야하나 할 때쯤 캠핑 표지판 하나 보고 들어가서 잤던 이름 모를 동네.
할머니가 사는 집 옆에 공터를 캠핑장으로 내어주고 있었는데 가격은 1인 500크로네로 역대 가장 저렴.
온수도 콸콸, 실내 주방까지 있어서 그동안 못한 충전도 다 하고 다음날 아침, 아니 오후가 다 되어서야 겨우 빠져나왔다.
이제 서쪽으로, 처음 출발했던 레이캬빅이 다시 점점 가까워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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