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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살이 121314/Thailand

[Day 449-450] 치앙마이(Chiang mai)에서 맞이하는 2014년. 고마웠다 2013!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태국 치앙마이로! 

이번에도 어김없이 에어아시아. 동남아에선 정말 에어아시아 가격을 따라올 항공사가 없다.

참고로 발리에서 치앙마이 직항편은 없고 또다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같은 에어아시아라도 짐 연결 절대 안 해준다.

말레이시아 입국하고 짐 찾아 다시 출국. 덕분에 우리 여권엔 돌아보지도 않은 말레이시아 도장이 많이도 찍혔다. 

별로 흥미없던 말레이시아였는데, 동남아를 대충 훒고 보니 이 나라 꽤나 신기해보인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와 문화, 다음에 또 와야지 머!





우린 그 중에서도 제일 싼 날짜, 제일 싼 시간만 골라타므로 이른 아침 출발하는 비행편을 위해 오늘도 공항노숙.

이제 어딜가나 거지포스를 풀풀~ 풍기는 두 사람.

동남아 와서부터 샤워물이 충분히 따뜻하지 않거나 불편하면 오빠의 샤워시간은 상상초월로 짧아지고 면도횟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당.


하도 거지꼴로 다녀서 그런지, 꾸따에서 마지막으로 들렀던 마사지샵에서 나보고 스물두살로 보인다고 했다.

서른을 코 앞에 두고 스물두살이라니! 고맙습니다!


암튼 2013년 마지막 공항노숙이라며 신이 나서 셀카놀이.





그래도 꽤 눕기 편했던 발리 공항.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공항세 받아서 좀 짜증이 났지만.

머리가 길어진 오빠는 내 머리핀 곱게 꽂고 그런 자기 모습을 어찌나 좋아라 하던지.






그렇게 도착한 태국 북부에 위치한 태국 제 2의 도시, 치앙마이!







치앙마이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거리에, 저렴한 물가, 그러면서 여행자들이 쉬기 좋은 편의시설들이 아주 잘 갖춰져 있는 도시로

여행자들이 늘어져 장기체류하기 딱 좋은 동네!


거기다 태국마사지를 사랑해 마지않던 오빠는 오래 전부터 치앙마이를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현실은 연말특수.

12월 30일에 치앙마이에 떨어진 우리는 값도 오르고 그마저도 방이 없는 숙소 때문에 고생을 좀 했다.

첫날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도미토리에서 하루 묵고 그나마 저렴한 방 찾아 옮기고 또 옮기고.


알고보니 외국관광객 뿐만 아니라 태국 사람들도 연말연시에 치앙마이로 여행을 많이 온다고 한다. 우린 그냥 표값 쌀 때 온건데ㅠ

공항에서 시내 가던 썽태우(작은 트럭에 여러사람을 태워가는 버스)에 함께 탄 가족도 태국사람.

하아, 근데 태국 오니까 다들 내가 태국사람으로 보이는지 자꾸 태국말로 말을 거네!






그래도 특유의 아기자기함 저렴한 밥값은 어디로 도망가는게 아니니까!

숙소 찾아 얼른 샤워만 하고 팟타이 먹으러!





1달러로 식사해보는게 얼마만인지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동안 비싸서 못 먹던 와인까지 마셔버렸다.

저렴하지 않았던 와인이었지만 이 가게 주인인 일본인 토모상이 직접 만든 디저트류 맛도 일품이고

친절한 토모상이 동네 맛집을 다 알려줘서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 그 정보로 정말 잘 먹고 다녔다.


오랜 여행 중 치앙마이가 맘에 들어서 원래 직업을 버리고 쉐프로 변신해 가게를 연 토모상.

토모상은 꽤 젊은 나이이긴 하지만, 치앙마이는 원래 일본인들이 황혼이민을 많이 오는 곳이다.






끈적거리던 발리와 달리 밤이면 약간 추울 정도로 선선하게 바람이 불던 12월의 치앙마이.

가벼운 긴팔 차림으로 산책하기 딱 좋은 그런 날씨! (근데 방 안은 춥다ㅠ)






예쁜 전등빛을 따라 걸어가보니 사원이 나왔는데 늦은 밤이라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한 그 분위기가 참 좋았다.







다음날, 점심은 토모상이 강추한 현지음식점 Huen Phen.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이렇게나 많고





사람도 이렇게나 많아ㅠ

꼬불꼬불 코끼리 같이 생긴 태국어 이름들 사이에 수줍게 영어로 이름 적어두고 한 시간쯤 기다렸나.






태국 북부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카오소이! (카레스프에 튀긴 면을 넣어 먹는 요리?)와

그냥 날림쌀보다 훨씬 쫀득거리고 맛있는 스티키 라이스(찐 찰밥 같은거), 그리고 북부 특유의 고기 구이.

아! 그리고 진짜 꼭 먹어봐야 하는ㅋㅋ 파파야 샐러드도 먹었는데 그건 사진이 없네-_-


암튼 진짜 맛있다. 이번에 북부여행을 하기 전까진 태국음식이라고는 팟타이 종류 밖에 몰랐는데 이산음식이(북부 음식) 진짜 짱짱.

다만 코코넛을 안 좋아하는 나는 코코넛 밀크가 잔뜩 들어간 동남아 카레 음식은 자주는 못 먹겠다. 카오소이도 이걸로 마지막ㅋㅋ










낮에는 방에서 쉬다가 밤이 되어 나가본 타페게이트!

아 맞다, 오늘이 12월 31일이었지? 거리는 북적북적 축제분위기!






태국 하면 빠질 수 없는 길거리 음식





정말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이 수백미터 빽빽하게 가득차 있고











요상한 차림으로 파파야 샐러드를 만들고 계신 이 분!

파파야 샐러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과일 파파야와는 다른 저런 그린 파파야. 

잘게 채를 썰어 다른 채소와 향신료와 함께 절구통에 다져서 먹는데 이 파파야 맛은 꼭 무 같다.





완전 신나는 밤! 근데 저 하늘에 별들은 뭐야?







치앙마이에서는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때 이렇게 전등을 날리는 전통행사가 열린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을 담아 날려보낸 전등이 멀리서 보면 꼭 반짝이는 별처럼 빛났던 것.







다들 정말 정성을 다해 소원을 비는 것 같았다.











사람 많은 데 가는거 싫어해서 새해라고 보신각이나 동해일출 보러 가본 적 한번 없는 사람들이라

이렇게 뭔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 섞여 연말연시를 보내보는게 정말 오랜만.


한국의 겨울처럼 춥지도 않고 사람도 과하게 많지 않고 적당히 신나면서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우리의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던 시간.

이래서 연말연시에 다들 치앙마이로 오는구나! 정말 너무 기분이 좋아서 하나 둘 하늘 위로 날아가는 전등을 보며 꺄아 꺄아 소리를 질렀다.

아마도 가장 기억에 남을 12월 31일. 2013년의 마지막 밤.



























우리도 하나 띄워볼까?







일년 전 우리는 갈라파고스 바다 위에서 적도를 넘나들며 좋은 사람들과 놀라운 자연과 함께 했었는데

어느새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다시 지구 반대편 치앙마이에.


정말정말 행복했던 2013, 그래서 더욱 더 기대되는 2014!






안녀어어어엉!


























또다시 코 끝을 자극하는 수많은 음식을 지나









걷고 또 걷고








누군가의 소원은 나무에 걸려버렸네, 아이고 안타까워라ㅎㅎ













어떤 사람들은 사원을 찾아 한 해를 마무리하기도 하고










연말이라 그런지 몰라도 사원 안에서 뽕짝스러운 음악도 흘러나오고 밖에서 보던 각종 음식들이 그대로. 다들 먹기 바쁘다ㅋㅋ









숙소로 돌아던 길에는 아까보다 더 많은 전등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고 

2014년이 땡! 하고 오던 순간에는 화려한 불꽃들이 하늘에 수를 놓고 있었다.


아아아 행복해. 언젠가 연말에 다시 오자, 치앙마이!





 


 


건강히 보낸 2013년에, 함께 해준 내 짝꿍에게, 멀리서 늘 우리를 위해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모두에게 선물 같은 오늘이 되기를. 잘 부탁해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