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에서 치앙라이로 이동하는 날, 치앙라이행 버스는 결국 치앙마이를 거쳐간다는 말에 그냥 치앙마이 가서 갈아타기로 했다.
생각보다 힘들진 않을지라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던 빠이에서 치앙마이 사이 고갯길 힝ㅠ
이번에는 아야서비스 말고 버스터미널에 내려주는 일반 버스. 뭐 승합차인건 똑같다.
3시간 타고 왔더니 치앙마이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힘을 내어 가까운 시간의 치앙라이행 그린버스표를 사고 밥 먹고 시간 때우다 탑승.
오오 동남아에도 이런 버스가. 공짜물이랑 별로 먹고 싶지 않게 생긴 빵에 감동받으며 2시간 쯤 달려 도착.
태국 북부에서 라오스로 넘어가기 위해 들러야 했던 치앙라이.
한달 반 정도 지난 지금 치앙라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건 오직 이곳, 서울식당 뿐.
잠깐 동남아만 다녀가는 여행자나 동남아부터 한바퀴를 시작한 장기여행자들은 대부분 눈길조차 안 줬을테지만
정말 여행하면서 해외에서 가본 한국 식당 중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깔끔한 맛!
이제 태국 음식도 질렸겠다, 우린 치앙라이에 있는 동안 여기만 가자고 말했을 정도였는데 안타깝게도 여긴 골프투어 온 단체관광객들의 단골 코스.
갈 때마다 단체손님으로 예약이 꽉 찼다는 말에 번번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보통 그러면 흥! 하고 다신 안 갈텐데 진짜 끼니 때마다 찾아가서 물어보고 바람? 맞기를 반복ㅋㅋ
치앙라이에도 작지만 야시장이 있기는 있다.
다양한 먹을거리가 없으면 태국이 아니지!
이미 밥으로 배 채우고 온 뒤라 튀김 좀 집어먹고 과일주스로 마무리!
태국 북부에서 재배되는 도이창 커피.
큰 기대 안 하고 갔는데 오우, 맛이 너무 좋아서 커피콩까지 데려왔다.
그 커피콩으로 내려마시는 드립커피도 굳굳. 인도네시아에서 데려온 콩보다도 훨씬 맛있다.
치앙마이, 빠이 모두 여유로운 곳에서 계속 쉬기만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체력은 점점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던 하루하루.
그래도 왔는데 화이트 템플은 봐야지. 제대로 쉬려면 치앙라이 빨리 떠서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가자- 라는 생각에
어렵사리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카페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터미널에 가면 화이트 템플 방향의 버스를 쉽게 물어 탈 수 있고 2-30분 정도 달려 화이트템플 앞에서 친절하게 내려주신당.
태국말로 "왓 롱쿤?"
읭?
다른 태국사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새하얀 화이트 템플!
한국사람들은 눈꽃사원이라고도 불러서 가기 전에 다른 여행기들을 보고 뭔가 샤랄라-한 하얀 사원을 상상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기대만큼 아름답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약간 장난친 느낌이었달까.
만든 지 그리 오래 되진 않았고 수년 전 개인 예술가가 만든 것이 몇년 새 많이 유명해졌다고. 아마 이거 때문에 치앙라이 관광객 많이 늘었을듯.
그래도 역시 지금까진 한번도 본 적 없는 스타일이라 특색도 있고 사원 곳곳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기는 했다.
제일 재미있었던 건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 사원 내부 벽화.
베트맨이나 슈퍼맨 등등 현대 히어로물 주인공들을 통해 지옥과 극락세계를 표현했는데 기발하더라.
사원에서 다시 치앙라이 돌아오는 길은 버스 내렸던 도로에 나가 지나가는 버스에 손 흔들어 태워달라고 하면 된다는데
버스도 잘 안 오고 그 시내버스 아니면 잘 태워주지도 않고ㅠ 결국 기다리다 썽태우 타고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다른 태국도시들에서처럼 어슬렁거리다 마사지로 하루를 마무리했는데
치앙라이, 왜인지 몰라도 우리가 선뜻 들어갈 맘이 나지 않는 마사지샵들이 참 많았다. 조명부터 야릇한 눈빛을 발사하는 언니들까지.
마사지만 좋았어도 서울식당에서 한번 더 먹을겸 하루 더 있을 수도 있었는데ㅋㅋ
이제 라오스 국경마을 치앙콩으로 고고씽. 라오스 쌀국수가 그렇게 맛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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