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동-서 방향으로 이동, 그러니까 한국서 출발해 동남아부터 보는 루트였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이 저렴한 물가에 매료되어 죽치고 놀다가 여행기간이 더 길어졌겠지?
아니면 여행 초반이라 에너지가 넘치고 남아 열심히 액티비티 하고 빠르게 이동했을까?
하지만 일년이 넘는 시간 지구를 한 바퀴 돌고 마지막에 찾은 동남아.
세계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불교국가들 특유의 그 평화로움이 가장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당시 우리에게 딱 필요했던 거겠지.
원래 우리의 계획은 치앙마이에서 중국비자를 받아 중국 운남성 여행을 하는 거였는데
치앙마이이 쌀쌀한 밤 바람을 한번 맛보고는 '윽, 이 이상 추운 곳은 못 가겠어!'라는 생각에 바로 운남성을 다음 기회로 미뤄버렸다.
(결국엔 비자를 안 받아서 잘은 모르겠으나 우리가 들은 바로는 해외에서 중국비자 받기가 꽤 까다롭고 치앙마이가 그나마 쉬운 편이라고 했다)
먹은 거 말고는 다른 기억도 기록도 없는 2014년의 첫날ㅋㅋㅋㅋㅋ
떡국이 먹고 싶었지만 어쩌다 보니 새해 첫날부터 완전 일본식; 소바로 하루를 시작.
치킨매니아님께서 감히 살면서 먹어본 치킨 중에 가장 맛있다고 했던 치킨!
여기도 토모상이 추천해줬는데 진짜 맛나다. 이산식으로 매콤한 파파야 샐러드와 함께!
정처없이 걷던 잉여의 나날, 매일 들락날락했던 타페게이트.
치앙마이에 오면 많이들 하는게 트렉킹이나 나이트 사파리.
하지만 세렝게티 초원에서 뛰놀던 동물친구들을 보고온 우린 갇혀 사는 코끼리나 호랑이들은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고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쿠킹클래스에 도전!
발리에서 했던 쿠킹클래스처럼 일단 시장으로 향해 기본적인 재료와 향신료 설명을 듣고
특이하게 기차를 타고 수업이 진행될 장소로 향했다.
어딜가나 느껴지는 태국 사람들의 국왕 사랑
이번에는 다짜고짜 자전거를 타라네?!
그렇게 도착한 한적한 시골마을, 작은 농장이 달린 집 같은 곳.
하얀 가지!
발리에서 대충 신청했던 쿠킹클래스와는 차원이 다른 체계적인 시스템! (원래 이래야 정상이지-_-)
스프,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5-6가지 코스에 해당하는 요리 중 각자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각자 도마와 불을 가지고 요리를 할 수 있다.
둘이 서로 다른 걸 골라서 만들었더니 10가지도 넘어서 뭘 만들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날 정도ㅋㅋ
평소 똠양꿍을 별로 안 좋아하는 관계로 역시나 별로 입맛에 안 맞았던 스프류 사진은 생략하고 바로 친숙한 팟타이로ㅋㅋ
오빠는 캐슈넛
모두 강사분이 설명해주시는 순서에 따라 열심열심ㅋㅋ
끄아 이게 우리가 만든거!
쉬는 시간, 참 맘에 들었던 동네 구경하러 혼자 산책을 나섰다.
얼핏 보면 일본의 어느 마을에 와 있는 느낌도 들지만
이런 나무를 보면 또 태국이구나 싶고
하지만 치앙마이가 아니라도 태국 어딜가나 일본과 닮은 점도 많고 일본 문화를 가져오고 싶어하는 마음도 커 보인다.
혼자 산책에 너무 신이 나 있는 사이, 쉬는 시간 끝났다고 나를 데리러 온 오빠!
자전거는 내가 타고 오빠는 옆에서 달리며 사진 찍어주는데 뭐가 그리 좋았는지 입이 찢어져라 웃는 사진들 뿐.
사실 내가 상상했던 치앙마이는 치앙마이 시내보다 기차 타고 나온 이런 작은 외곽 마을들과 닮아있어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곳에 집 한 채 빌려 며칠이고 쉬어가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다시 열심히 요리할 시간! 이건 재료를 빻아 직접 커리소스를 만드는 중
이건 내가 좋아하는 파파야 샐러드!
다함께 스프링롤
짜잔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맛보려고 사먹긴 왠지 돈 아까웠던 망고 스티키라이스까지 디저트로. 끄아 배터진다.
완전 재밌고 맛있고 배불렀던 쿠킹클래스. 치앙마이에 가면 이건 꼭 해야해!
다른 날, 우리가 좋아하던 카페에서.
다른 나라의 크레페나 팬케잌보다 훨씬 맛있는 태국의 로티
역시 가장 맛난 조합은 바나나 누텔라죠.
하루는 와로롯 시장
동네 아주머니들이 바글바글 줄 서 있는 가게에 뭔지도 모르고 따라 줄 서서 득템한 닭튀김
역시, 태국 북부의 고기 다루는 솜씨는 남달라~
아까 소바 먹었던 그 곳.
맛있는 곳은 미리 사진을 찍어두는 편인데 너무 흥분해서 이렇게 깨끗하게 다 먹어버리고 남은 접시만ㅋㅋ
이 동네 일본음식은 다 태국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맛있던 일식당 사쿠라. 양도 곱배기! 최고!
길 가다 호기심에 찾은 장소!
늦은 시간 들어갔더니, 1시간 반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아? 하길래 응! 괜찮아! 하고 앉았더니 사뭇 놀라던 눈치ㅋㅋㅋ
우릴 뭘로 보고. 우리 이래뵈도 할 일 없는 여행자야!
한국에서라면 우리가 어디 가서 이렇게 멍하니 긴 시간을 기다릴까?
하다못해 카페 가서 차를 마시든 폰을 만지작거리든 하겠지만 여긴 와이파이도 없고.
이런 잉여짓을 할 수 있는 우리의 이 시간이 왠지 모르게 자랑스러워서 둘이 앉아서 킥킥킥.
내 눈엔 다 비슷해 보이지만 나름 다들 엄청 멋내는 사람들이 찾는 곳 같았다.
뒤는 밀고 앞은 길게 남겨 넘기고 콧수염 기르는 요 스타일이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인감.
한 시간 반도 넘게 기다려 시작해 또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오빠의 머리숱에 꽤나 당황하신 듯 했다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떠나도 끝나지 않는 오빠 머리.
결국 오빠한테만 50바트 (1500원 정도) 더 받더라ㅋㅋ
이 분들에겐 라인이 생명인지 힘들어도 끝까지 꼼꼼하게 면도까지. 우와우와.
태국 왕자로 변신!
하루는 일본인들 많다는 님만해민
기대하고 갔는데 별로 특색도 없고 비싸서 밥만 사먹고 돌아왔는데, 그래도 꽤 맛있었던 가게.
돼거기???
소거기???
우린 소거기ㅋㅋㅋ
토요일엔 토요시장
어딜가나 먹을게 빠지지 않는 태국의 거리
정말 다리 아플 정도로 길게 이어진 상점들.
누군가 치앙마이의 토요시장, 일요시장에 가면 지갑이 절로 열린다고 했는데 정말 지갑이 절로 열릴 가격들이다. 짐 걱정만 없으면.
요상한 과일!
드디어 치앙마이에서 득템한 코끼리 몸빼바지를 입고!
얼굴색이 안 좋은데 (타기도 많이 탔지만) 아마도 이 날부터 몸이 아팠던 것 같다.
계속 말하지만 낮에는 덥지만 밤에는 쌀쌀한 동남아의 겨울.
하지만 난방도 온수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숙소에서 자고 씻는 날들의 연속은 추위 타는 나에게 쉽지가 않아ㅠ (남들은 다 괜찮더만ㅠ)
중간에 온수 잘 나온다는 숙소로 옮겼는데도 영 시원치가 않았는지 결국 그렇게 놀고 먹고 쉬던 와중에 감기 걸려 골골거리기 시작했던 시점.
놀다 아프니까 더 억울해.
아파서 쭉 쉬다가 그래도 치앙마이에서 선데이 마켓은 안 볼 수 없다며 기어나온 일요일 밤.
시장 분위기나 파는 물건은 토요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더이다.
사원이 워낙 많은 치앙마이지만 유명하다는 사원 하나 안 가보고 그동안 지나친 수많은 사원들.
대신 시장 보며 걷다가 우연히 만난 사원에 들어가 구경하는 재미.
아 뭐 한 것도 없이 사진만 많아ㅋㅋ
이 순간 제일 그리운 건 사진에 없는 타이마사지ㅠ 우리 단골집 그 아줌마ㅠ
'지구별살이 121314 > Thai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479-482] 여행자에게도 직장인에게도 꿀 같은 휴식, 방콕(Bangkok) (4) | 2014.03.23 |
---|---|
[Day 470] 비엔티엔에서 방콕으로! 방콕에서 미얀마 급행비자 받기! (2) | 2014.03.10 |
[Day 459-460] 치앙라이(Chiang Lai) 서울식당, 도이창 커피, 그리고 화이트 템플. (2) | 2014.02.26 |
[Day 456-458] 더 느리게, 더 한가롭게. 빠이(Pai) (2) | 2014.02.21 |
[Day 449-450] 치앙마이(Chiang mai)에서 맞이하는 2014년. 고마웠다 2013! (2) | 2014.02.17 |